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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는 대로 싹쓸이' 中어선 700척 떼지어 불법조업

입력 : 2014-11-20 19:57:07 수정 : 2014-11-20 21: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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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5도 등 어민 피해 막대 “해경이 해체된다는 말이 퍼진 이후부터 백령도 부근에는 중국 어선 600∼700척이 선단을 이뤄 들어와요. 떼지어 들어오는 이들은 바닷게만 잡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의 어망·어구도 쓸어가는 바람에 어민들의 피해가 막심합니다. 정말 큰일인데, 우리는 뒷짐만 지고 있으니…”

20일 만난 연평도 어민 이모(56)씨는 “우리 어장에 들어와 통발 어구를 훔쳐가거나 망가뜨려 놓고 가는데 벌써 이번 하반기 들어 통발어구 수천만원어치를 훼손당하거나 도난당해 빚을 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어선 금어기가 풀리면서 중국 어선의 대규모 불법 조업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경마저 해체되자 어민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 4주기를 사흘 앞둔 20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갑도 인근 바다에서 중국어선들이 조업 활동을 하고 있다.
중국 유망어선은 8월에 이미 금어기가 풀렸고 타망어선(저인망)은 지난달 16일부터 조업이 가능해졌다. 금어기가 풀리자 중국 어선들이 우리 영해를 제집 마당인 양 휘젓고 다니고 있다.

이날 낮에도 인천 연평도 앞바다 북방한계선(NLL) 인근에는 10여척의 중국어선이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다.

2∼3척씩 짝을 이룬 중국 어선들은 막바지 철을 맞아 꽃게를 싹쓸이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어민 김모(62)씨는 “중국 어선들은 기상이 좋지 않아 우리 어선들이 철수하면 그 틈을 타 출몰한다. 해양경찰 해체 소식도 이들의 불법 행위에 부채질한 것 같다”며 “올가을 피해 규모만 따져도 1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본다”고 답답해했다.

목포해양경비안전서는 ‘목포해경’ 현판을 내리는 마지막 날까지 불법 조업을 한 중국어선 단속에 나섰다.

18일 오후 7시45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 약 43m 해상에서 84t급 중국 유망 어선 기황어 05288호를 EEZ어업법 위반(망목규정위반) 혐의로 나포했다. 올 한 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47척을 나포해 담보금 22억1150만원을 징수했다.

불법조업 단속에 나선 김모 경감은 “최근 목포 등 서해바다에는 조기 등 잡어 잡이가 한창이다”고 했다. 그는 “불법 조업에 나선 중국 어선들이 날씨가 좋으면 잠적했다가 날씨가 흐리거나 기상악화 등의 틈을 타 기습적으로 때를 지어 나타나기 때문에 매일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멀게는 목포에서 약 10㎞까지 나아가 단속을 하는 과정에 중국 불법 어선들이 철선인 데다 망치 등 무기까지 들고 있어 매일 같이 직원들의 안전이 가장 큰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지난 10월 전북 부안군 왕등도 해상에서 해경의 총에 맞아 숨진 중국 선장으로 추정되는 선원(오른쪽 흰 옷)이 해경대원(왼쪽)을 바다 쪽으로 밀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제주해역에서도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 들어 제주해경이 불법조업 혐의로 나포한 중국어선은 17척이다. 지난해에는 39척을 나포했다.

한국수산회 부설 수산정책연구소는 2012년 기준으로 중국의 불법조업에 따른 직접적인 수산 자원 감소만 67만5000t(평균단가 ㎏당 2000원)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2012년 우리나라 수산물 총 생산량 318만3000t의 21.2%, 연근해어업 생산량의 61.9%에 해당한다. 이에 따른 연간 평균 손실 규모는 1조3500억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피해규모는 불법조업 중국어선들이 크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수치가 나올 전망이다.

인천·순천·제주=이돈성·한승하·임성준 기자 sport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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