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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 마음에 갈빛 낙엽을 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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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1-20 18:15:11 수정 : 2014-12-30 15: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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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동도의 역사와 명소 교동도는 한국전쟁 이후 망각의 섬이 됐으나, 고려·조선시대에는 역사의 한 장을 장식하던 곳이었다.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한양과 송도의 관문 노릇을 했고, 또 왕족의 유배지로 중앙 정계의 이목이 집중될 때도 많았다.

조선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교동읍성.
교동향교는 교동도의 과거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이다. 고려 충렬왕 12년(1286년) 안향이 원나라에서 돌아오는 길에 처음으로 공자상을 들여와 모셨다고 전해지는 곳이다. 지금도 이곳에선 매달 음력 초하루와 보름에 유림들이 모여 분향을 한다. 서해안 방어를 위해 쌓은 교동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조선 후기에는 이 읍성 안에 삼도수군통어영의 본진이 주둔할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였다. 원래 동, 남, 북쪽 세 곳에 누각을 갖춘 성문이 있었는데, 현재 동문과 북문은 사라져 버렸고 남문의 홍예문만 남아 있다. 

고구저수지를 찾은 겨울 철새.
교동도는 왕족의 단골 유배지였다. 정쟁에서 밀려난 신료들은 멀리 떨어진 남해의 섬으로 보내졌지만 왕권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왕족은 한양과 가까운 곳에 격리시켰다. 항상 그들의 동정을 감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교동도는 왕궁과 가까우면서 조류가 급해 접근이 쉽지 않아 왕족의 유배지로서 최적의 땅이었다. 최충헌에 의해 쫓겨난 고려 21대 왕 희종을 시작으로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대군 등 11명의 왕족이 교동으로 유배됐다. 중종 반정으로 쫓겨난 연산군도 바로 교동으로 유배돼 두 달 만에 생을 마감했다. 교동읍성 근처에 연산군이 생을 마감한 집터가 조성돼 있다. 연산군의 거주지는 감시가 용이하도록 동헌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었다.

요즘 교동도 최고의 명소라면 단연 화개산을 꼽는다. 해발 고도는 269m에 불과하지만 이 산의 정상은 특급 전망대다. 산 중턱의 화개사까지는 자동차로 오를 수 있고, 절집 옆으로 등산로가 놓여 있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1.5㎞이지만, 절반 이상이 정상 능선을 걷는 코스이므로 큰 부담이 없다. 

화개사 뒤편 화개산 등산로 초입에 수북이 쌓인 낙엽.
이즈음 화개산의 등산로에는 색바랜 낙엽이 푹신한 카펫처럼 쌓여 있다.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초겨울 산에 오를 때의 상쾌함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화개산 정상에 서면 남쪽으로는 석모도를 위시한 여러 섬들이 다도해를 방불케 하는 풍경을 펼쳐놓는다. 북쪽으로는 고구저수지와 바다 건너 북한 땅이 눈에 들어온다. 산 정상에서 북한 땅까지의 거리는 약 7㎞로, 맑은 날이면 개성 송악산과 황해도 연백 평야가 선명하게 보인다.

교동도=글·사진 박창억 기자

여행정보(지역번호:032)=교동대교는 내비게이션에 ‘강화군 양사면 인화리 1297’로 입력하면 된다. 교동대교가 연결되며 강화버스터미널에서 교동도까지 운행하는 18번 버스노선이 신설됐다. 대룡시장 안 ‘해성식당’(932-4111)의 음식이 정갈한 편이다. 대룡시장에 ‘교동파크’(932-4164)라는 작은 모텔이 있으며, ‘수정민박’(934-8929) 등 민박집 몇 곳이 있다. 석모도는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932-6007)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요즘은 양쪽 모두에서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30분 간격으로 배가 출발한다. 보문사 입구에 ‘보문장’(932-3800)등 숙소 몇 곳이 있으며, 석포리 선착장에는 민박집, 민머루 해변에는 펜션이 많다. 보문사 입구에 식당이 몰려 있는데 산채비빔밥, 밴댕이 무침 등을 내놓는 ‘물레방아 식당’(933-1515)은 밑반찬이 깔끔하다. ‘산내들 식당’(932-3257)은 추어탕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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