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앤더슨가의 비밀’(사진)은 본격추리물과 뮤지컬의 결합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영리함으로 극복한 창작뮤지컬이다. 관객이 탐정과 하나가 돼 숨겨진 진실을 찾아나가는 고전적인 탐정 추리물의 매력에 춤과 노래의 활력이 살아 있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절묘하게 섞었다. 작품의 배경은 셜록 홈즈가 활동하던 19세기 후반. 런던의 재벌가문인 앤더슨가에서 의문의 총기 오발사고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앤더슨가의 상속인 아담 앤더슨의 약혼녀이자 오발 사고의 주요인물 중 한 명인 루시 존스가 실종된다. 아담과 아담의 쌍둥이 동생 에릭, 그리고 그들의 삼촌인 포비로부터 루시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동시에 받게 된 셜록 홈즈. 루시의 실종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에서 앤더슨 가문에 얽힌 슬픈 비밀을 마주하게 된다.
관객을 스토리 속에 빠른 시간에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의 몰입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셜록 홈즈라는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인물을 탐정으로 선택해 인물묘사나 군더더기가 될 수 있는 배경설명을 건너뛰고 곧장 앤더슨가 인물들의 이야기로 넘어간 영리한 선택이 주효했다. 관객은 극 초반부터 셜록 홈즈와 왓슨의 시선으로 석연치 않은 무엇인가를 감추고 있는 듯한 앤더슨가의 인물들의 비밀을 함께 추적해나간다. 이를 통해 탐정과 함께 ‘등장인물 중 범인은 과연 누구인가’를 찾아보는 정통 추리물의 재미를 구현해냈다.
작품 속 넘버는 전반적으로 평이하다. 복잡한 배경설명을 노래를 통해 압축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넘버들이 스토리 진행을 돕는 기능으로 활용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몇몇은 관객의 귀를 잡아 끌 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앤더슨가의 둘째인 에릭 앤더슨이 부르는 애절한 사랑의 노래들은 사랑과 희생을 테마로 한 작품의 감성을 한층 북돋운다.
시즌제 연속극이라는 독특한 형식으로 만들어지는 작품. 시즌1인 ‘셜록 홈즈:앤더슨가의 비밀’이 초연된 이후, 올해 3월 이어지는 두 번째 이야기인 ‘셜록 홈즈: 블러디 게임’이 제작돼 무대에 올려진 바 있다. 이번 시즌1 무대는 2011년, 2012년 이후 세 번째로 이루어지는 공연이다. 내년 2월18일까지 서울 종로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4만4000∼7만7000원. 1577-3363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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