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또 ‘복수 정답’ 수능… 어찌 재발 막을지 답부터 구해야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4-11-24 21:18:01 수정 : 2014-12-27 15:25: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어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두 문항에 대해 복수 정답을 인정했다. 생명과학Ⅱ 8번, 영어 25번 문항을 각각 복수 정답 처리키로 한 것이다. 1994년부터 시행된 수능 사상 2개 이상 문항에서 복수 정답이 인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성훈 평가원장은 책임을 지고 어제 자진 사퇴했다. 복수 정답 인정과 평가원장 사퇴로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재발을 어찌 막을지, 속히 답을 구해야 한다.

생명과학Ⅱ 8번은 평가원이 답으로 제시한 ④번 외에 ②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영어 25번 문항 역시 ④번과 함께 ⑤번도 인정됐다. 정답이 하나가 아니라면 비록 한발 늦었더라도 복수 정답을 인정하는 것이 순리다. 뒤늦은 오류 인정까지 1년을 끌어 파문을 키운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제 때보다는 이번 뒤처리가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년 연속 평지풍파를 빚은 수능 관리는 정상과는 거리가 멀다.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생명과학Ⅱ는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 과목이다. 8번 문항 변수에 따라 등급, 표준점수의 무더기 등락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1만여명의 표준점수가 올라가고 수천명의 등급이 뒤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판국이다. 대입 경쟁 판도가 암초로 뒤덮이게 된 셈이다. 법정 소송을 포함한 집단 반발이 가시화할 여지도 많다.

수능 불신을 부르고 대입 혼란을 부추긴 수능 당국의 책임이 여간 무겁지 않다. 해당 문항은 출제 과정도 석연치 않다. 검토위원들이 애초에 논란 가능성을 지적했다는 후문도 있다. ‘출제 오류’ 폭탄을 사전에 제거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왜 불상사를 막지 못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교육부는 다음 달 중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를 구성해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한다. 법조인 언론인 학부모 등 다양한 비(非)교육계 인사도 참여시켜 출제·검토위원의 인적 구성, 교수·교사 비율과 역할, 문항 출제·검토 절차 등을 두루 살피겠다는 것이다.

경각심이 필요하다. 1994년 이후 출제 오류가 5차례나 발생한 것은 이해할 선도, 인내할 선도 넘은 일이다. 더욱이 이번엔 지난해 파문으로 출제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2년 연속 헛발질이 나왔다. 제도적 맹점이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수능마피아’ 비판이 빗발치는 현실을 되돌아보게 된다. 정부는 새 위원회와 더불어 화근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정밀 조사해야 한다. 화근도 찾지 못한 채 ‘무늬만 개선안’을 내놓는다면 또 화를 부를 수밖에 없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