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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美 드론… 1000여명 희생

입력 : 2014-11-25 21:08:10 수정 : 2014-11-25 23: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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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예멘서 130차례 공습, 표적은 41명… 실제 1147명 숨져
주요 용의자 등 7명 살아남아
“美 프로그램 부실 인정해야”
미국이 무인기인 드론을 이용해 테러 용의자 41명을 살해하려다 1000여명이 무고하게 희생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드론의 정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인권단체 리프리브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이 파키스탄과 예멘에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테러 용의자 41명을 없애기 위해 24일 현재까지 드론으로 130차례 공습했으나 7명은 살아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민간인을 포함한 114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드론 확대에 반대하는 리프리브는 비영리 언론단체인 영국 탐사보도국(BIJ)이 수집한 파키스탄과 예멘 현지 언론 보도를 파헤쳐 이번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은 24명을 제거하기 위해 파키스탄을 73차례 공습했으나 이 중 20명만 살해됐고 874명이 목숨을 잃었다. 1명은 생사가 불분명하다. 예멘의 경우에는 57차례 공습으로 17명 중 13명을 살해했으나 273명이 숨졌다. 파키스탄 탈레반 창시자인 바이툴라 메수드를 겨냥한 공격 횟수와 그에 따른 희생자 수가 가장 많았다. 그는 7차례 공격을 받은 끝에 2009년 숨졌다. 이 과정에서 164명이 목숨을 잃었다.

알카에다 최고 지도자인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미국의 드론 공격에도 살아남은 주요 테러 용의자로 꼽힌다. 이 외에도 탈레반 연계 단체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최고 지도자 시라주딘 하카니와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 지도자인 나세르 압델 카림 알 와히시, AQAP의 폭탄 제조책인 이브라힘 알 아스리 등 6명이 살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때문에 331명이 희생됐다.

가디언은 “이번 분석은 표적 살해를 위한 미국의 드론 공격 횟수만 집계한 것으로, 시그니처 타격은 포함돼 있지 않다”며 “전체 공격 횟수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시그니처 타격은 용의자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도 행동이 수상하거나 테러와 연관된 특징을 보이면 공격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드론의 표적 살해는 비밀 유지를 이유로 얼마나 실패하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리프리브는 “미국 정부는 드론 공격이 정확하다고 선전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인들에게 무인기 프로그램으로 인한 인적 손실을 솔직히 말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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