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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살리기…삼성, 제살 도려낸 혁신

입력 : 2014-11-26 18:49:42 수정 : 2014-11-26 23: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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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란이후 최대규모 4社 매각 왜 26일 삼성그룹이 방산과 화학부문을 한화그룹에 매각한 것은 최근 스마트폰 매출부진에 따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급락과 무관치 않다. 삼성그룹은 스마트폰 사업에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위해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하고 수년 동안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국 이렇다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매각은 지지부진한 사업들을 완전히 도려내고 경쟁력 있는 사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그룹 수뇌부의 의지가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의 그동안 구조조정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 간 합병이나 재배치 수준이었는데 이번 빅딜은 방산사업과 화학사업을 완전히 정리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만만치 않다.

지난해 9월 사업구조 개편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후 11월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에 넘기고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은 삼성웰스토리로 분사했다. 이후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제일모직과 삼성SDI 간 합병, 삼성종합화학의 삼성석유화학 흡수합병 등이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삼성SDS는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고 제일모직은 다음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금융부문의 지분 이동도 진행됐다. 삼성생명이 삼성자산운용 지분 전량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고, 삼성증권도 삼성선물을 자회사로 뒀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경쟁력이 약한 사업은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무릅쓰고 과감히 잘라내 핵심사업 위주로 판을 새로 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수년간 그룹 성장을 주도한 삼성전자 등 전자부문 계열사들이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8조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지난 3분기에는 4조600억원에 그치면서 반토막이 났다.
빅딜의 모습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석유화학·방산 부문 4개 계열사 ‘빅딜’이 성사된 26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 로비(사진 오른쪽)와 서울 서초구 삼성본사 건물에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남제현 기자, 연합뉴스
삼성테크윈은 2011년 방산비리 사건에 연루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질타한 곳이다. 이후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등을 거쳤지만 주력사업부의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발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삼성은 이번 빅딜로 석유화학과 방위산업에서 손을 뗀다. 매각이 완료되면 그룹 화학 계열사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만 남게 된다. 삼성정밀화학의 경우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인 2차전지 등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명분 아래 이들 계열사를 본보기로 삼아 실적이 나쁜 다른 계열사들에게 경각심을 주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 때문에 비주력 계열사의 매각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실적이 부진한 다른 계열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구조개편 대상도 관심이다. 업계에서는 건설부문을 꼽는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가 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거용 건물, 토목, 조경공사와 관리 등 여러 사업분야가 서로 겹쳐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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