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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이재용의 삼성' 주력·미래사업 위주로 새판짜기

입력 : 2014-11-26 18:48:49 수정 : 2014-11-27 1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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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빅딜 승부수
‘이재용의 삼성’이 드디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그룹은 26일 방산기업인 삼성테크윈과 화학기업인 삼성종합화학 등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초대형 ‘빅딜’을 전격 단행했다. 빅딜을 주도한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이번 빅딜의 가장 큰 관심은 그의 그룹 승계로 모아진다. 이 회장이 지난 5월 쓰러진 뒤 단행된 일련의 계열사 구조개편 작업의 정점을 찍은 것이 이번 빅딜이라는 분석이다. 계열사 간 복잡하게 얽힌 지분 구조를 정리하고 사업구조를 경쟁력 있는 업종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을 완료한 만큼 이제 이 부회장의 그룹 승계만 남은 셈이다.

삼성그룹은 이날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 관계사(대표주주사 삼성전자, 삼성물산)들이 이날 각각 이사회 또는 경영위원회를 열고,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8400억원에 ㈜한화로,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자사주 제외)를 1조600억원에 한화케미칼 및 한화에너지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종합화학의 합작 자회사인 삼성토탈도 동시에 양도된다. 추후 피인수 회사의 경영 성과에 따라 한화가 1000억원을 삼성 측에 추가 지급하는 옵션까지 합치면 한화가 삼성에 지불해야 할 액수는 최대 2조원에 달한다.

빅딜의 모습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석유화학·방산 부문 4개 계열사 ‘빅딜’이 성사된 26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그룹 본사 로비(사진 오른쪽)와 서울 서초구 삼성본사 건물에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남제현 기자, 연합뉴스
매각이 결정된 방산(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과 화학부문은 삼성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작고, 성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핵심사업의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숨가쁘게 전개된 ‘선택과 집중’이라는 사업 재편 방향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재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번 빅딜은 이재용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라원 영업실장(CCO)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둘은 미국 하버드대 동문으로 평소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이 조단위 빅딜을 단행한 것은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7년 삼성자동차 매각에 나선 이후 17년 만이다. 그것도 이 회장의 와병 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구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복잡한 출자구조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중심으로 단순화해 이 부회장의 운신 폭을 넓혀줬다는 분석이다. 

오너 3세들의 역할 분담도 더욱 명확해졌다. 매각되는 4개 계열사에는 오너일가 지분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이 부회장이 전자·금융·건설 등 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을 맡는 구도가 더 뚜렷해졌다. 대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상사·유통·레저(리조트) 부문을, 이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 사장은 패션사업과 광고·미디어 사업(제일기획)을 전담하는 분할구도로 윤곽이 잡힌 것이다.

사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이 없는 6개월 동안 왕성한 행보를 보이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팀 쿡 애플 CEO, 래리 페이지 구글 CEO 등 미 실리콘밸리 정보기술 업계의 거물과도 연쇄적으로 접촉하면서 교류의 폭을 넓혔다. 이래저래 다음달 초로 예정된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이 부회장의 친정체제가 얼마나 확고해질지도 재계의 관심사가 됐다.

김기동 기자 kid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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