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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기행2' 펴낸 공지영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에 대한 공개답변서"

입력 : 2014-11-26 21:20:34 수정 : 2014-11-26 21: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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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작가는 "표지며, 책에 나오는 사진 대부분을 직접 찍었다"고 밝혔다.
 “우리 주변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저같은 삶이 순탄하지 않은 사람도 씩씩하게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인기작가 공지영이 초자연적 주제를 다룬 에세이 ‘수도원기행2’(분도출판사)를 펴내고 26일 기자와 만났다. 고통받는 사람들을 가슴에 담고 썼다는 이 책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국내외 11곳의 수도원을 방문한 기록이다. 온종일 즐거운 마음으로 노동하고, 기름진 음식은 아니지만 자족하고, 누구나 배려 받고, 하루를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내고, 돈에 예속되지 않아 가난이 당당한 수도원이 그에게는 이상향으로 비쳐졌을까.

“누구 한 사람이 특별히 많이 가져간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 아니겠어요. 제가 느끼기에는 물질의 잉여가 성적타락은 물론 모든 몰락의 원인 같아요.”

공씨는 앞서 펴낸 ‘수도원기행1’에서 남의 시선이 두려워 싣지 못했던 영적체험도 소개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 황당할 수 있지만, 영혼의 존재를 안다면 보다 여유있고 부드러워 질 수 있어 현실세계를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겠다는 이유에서다. 자신의 저작이 ‘수도원기행2’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될 것 같다고 할 정도로 영혼 문제에 집착을 보였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일일이 답변하지 못해 책이라는 도구를 사용했어요. 이 공개답변서가 많은 분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합니다.”

책에는 마르크스가 수도원에서 자신의 이상향을 차용했다는 이야기, 사고로 아들을 잃은 한 지인이 순례 길에 환상을 통해 아들을 보고 평온을 되찾았다는 이야기, 44년 동안 독방에서 오직 교회와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며 ‘봉인된 삶’을 산 수녀 이야기, 수도원 방문 중 자신의 몸이 휙 날아갔던 이야기 등 진기한 기록들이 담겨 있다. 세월호 유족들을 위해 지인의 비밀스런 이야기까지 용감하게 집어넣었다.

“난산의 경우 아기가 좁은 산도에 갇혀 몇 시간씩 고통을 겪다가 나오지만, 세상에 나오는 순간 고통은 온데간데 없고 축하를 받잖아요. 우리 삶도 누군가는 더 많은 고통을 겪겠지만 하늘 나라에서는 축복을 받지 않을까요.”

공씨는 중1때 성당에 들어가 이듬해 마리아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빈민촌과 고아원 등을 쏘다니며 불우이웃을 도왔다. 특히 청소년 시절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포콜라레(벽난로)’ 활동은 나중 운동권에 몸을 담는 등 인생의 전기가 됐다고 한다.

“수도원에만 있는 특별한 평화의 파장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책에는 한국전쟁 중 흥남철수 작전 때 1만4000명의 생명을 살리고 종적을 감췄던 '메러디스 빅토리아호' 선장 레너드 라루가 수사로 지냈던 미국 뉴튼의 세인트 폴 수도원, 가톨릭 영성가 안젤름 그륀 신부가 있는 독일 뮌스터 슈바르차흐 수도원, 한국과 인연이 깊은 베네딕도회의 독일 상트 오틸리엔 수도원, 공씨가 가장 아름다운 수도원으로 꼽은 이탈리아 몬테카시노 수도원 등의 탐방기도 실렸다.

그는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서라면 “(성령체험에 미친) ‘할렐루야 아줌마’ 소리도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tol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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