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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추수감사절 연휴, 인종갈등 시위 ‘주춤’

입력 : 2014-11-27 20:08:17 수정 : 2014-11-27 20:5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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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소요사태’ 진정국면 비무장 상태의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한 대배심의 불기소 평결로 촉발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소요사태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이다. 주방위군이 추가 투입되고 본격적인 추수감사절(27일) 연휴가 시작되면서 시위 기세가 한풀 꺾였다. 이번 소요사태로 한인 가게 9곳도 습격 등을 당해 200만달러(약 22억원) 규모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대배심 불기소 평결 직후 수백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과 달리 26일(현지시간) 밤에는 그 규모가 수십명 선으로 크게 줄었다. 시위대는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외곽 경찰서 밖에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대규모 폭동이나 약탈, 방화로 무법상태를 연상케 하던 거리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평온함을 되찾았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열렸던 수도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도시에서도 시위대 규모는 현저하게 줄었다.

이날 오전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시청 건물 앞에서는 시민 약 200명이 흑인 청년을 사살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에 대한 모의재판을 열기도 했다. 이들 일부가 시청사 안으로 진입,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다가 3명이 체포됐다.

일부 퍼거슨 주민은 오전에 자발적으로 청소작업반을 구성, 방화와 약탈이 이뤄진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주변 상가와 거리를 청소했다. 주방위군이 2200명으로 증강되고 경찰이 시위대에 더욱 단호하게 대응하면서 전날 밤과 같은 상황이 통제된 것으로 해석된다.

소요사태는 추수감사절 연휴를 거치면서 소강 상태에 접어들겠지만 흑인 인권단체 등은 지속적으로 항의시위를 벌일 움직임이어서 이번 시위 사태가 조기에 수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윌슨 경관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뒤 경찰 조사에 허점이 많았다는 사실이 추가적으로 드러나면서 흑인사회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윌슨 경관이 사건 직후 혼자 차를 몰고 경찰서로 돌아갔고 증거 촬영 없이 피묻은 손을 씻어버리는가 하면 권총을 증거물 가방에 직접 넣기도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지역 경찰관들이 윌슨 경관을 심문하면서 대화를 녹음조차 않고 다른 경찰관이 있는 상태에서 심문했으며, 의학검시관은 카메라 배터리가 닳았다는 이유로 현장 사진을 찍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소요 사태로 한인들 재산 피해도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세인트루이스 한인들에 따르면 퍼거슨 시내 9곳의 한인 상점이 약탈과 방화 등으로 200만달러가 넘는 피해를 봤다. 특히 완전히 전소한 미용상품점 1곳에서만 70만달러가량의 피해가 났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외교부는 해당 공관을 통해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고 피해 복구 및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영사조력을 제공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교민 피해 현황을 묻는 질문에 “현재까지 정부가 파악한 교민 피해 상점은 8곳이며 (이 가운데) 2곳이 전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청중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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