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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다이어리' 받으려면 6만원 이상 마셔라?

입력 : 2014-11-29 16:46:09 수정 : 2014-11-29 16:4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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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괜스레 다이어리가 사고 싶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가오는 해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심리를 이용해 각종 커피전문점에서는 연말 한정판 다이어리를 선보이며 커피 애호가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관심까지 끌고 있다.

그러나 커피를 17잔이나 마셔야 하거나 많은 돈을 적립해야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는 등 과도한 마케팅이 무분별한 소비를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커피전문점 매출 1위 '스타벅스(STARBUCKS)'는 지난 10월 30일부터 '2015년 스타벅스 플래너' 증정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2015 스타벅스 플래너'는 토피 넛 라떼, 페퍼민트 모카, 크리스마스 쿠키 라떼 등 프로모션(promotion)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해야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프로모션 음료는 5600~5800원이며, 기타 음료 중 가장 저렴한 '오늘의 커피(원두)'는 3300원(톨 사이즈 기준)이다. 커피값으로 적어도 6만3000원을 쏟아 부어야 다이어리를 얻을 수 있거나 2만7500원을 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지난 20일 스타벅스는 올해 38만 부 제작된 다이어리가 출시 20일 만에 10만 개 정도 소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속도는 전년보다 2배 빠른 추이다.

이번 다이어리는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등 예술가들이 사용한 노트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몰스킨(moleskine)'과 협업해 만들어져 소비 욕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 28일 스타벅스 관계자는 "단골 고객이 평균 일주일에 두 번, 두 달간 17번 정도 매장을 찾기 때문에 이벤트를 '음료 17잔'으로 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우 이민호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는 화이트 크림 아메리카노, 카카오 티라떼 등 시즌 스페셜 음료 3잔을 포함해 총 15잔을 구매해야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4500~5500원인 스페셜 음료 3잔과 가장 저렴한 음료 에스프레소(3300원) 12잔을 마시다고 해도 최소 5만3100원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다이어리만 따로 구매하면 1만9000원이다.

'커피빈(The Coffeebean Tealeaf)'은 커피빈 카드에 5만원 이상 충전하면 꽃무늬 디자인으로 유명한 '캐스키드슨(Cath Kidston) 다이어리'를 증정한다.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캐스키드슨 한정판 다이어리라 일부러 돈을 충전하는 사람도 많다. 다이어리는 커피빈 매장에서 따로 구매할 수 없지만, 캐드키드슨 매장에서는 2만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매출 2위 커피전문점 '카페베네(caffebene)'는 이달 말까지 스마트폰 앱 삼성월렛에 스탬프 12개를 적립하면 '2015년 카페베네 다이어리'를 제공한다. 카페베네에서 가장 저렴한 음료인 에스프레소(3800원)를 12잔 마시면 적어도 4만5600원이 든다. 지난 28일부터는 스탬프 12개를 찍으면 신메뉴 이용권을 제공하며, 다이어리는 1만9000원에 따로 구매할 수 있다.

'할리스커피(HOLLYS COFFEE)'는 레드벨벳 초코, 그린티 화이트 초코 등 시즌 음료 1잔을 포함해 총 5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다이어리를 증정하고 있다. 5700원짜리 시즌 음료 1잔과 에스프레스(3600원) 4잔을 마시면 최소 2만100원에 다이어리를 받을 수 있다. 다이어리 단품은 2만4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디야커피(EDIYA COFFEE)'는 겨울 시즌 메뉴 '수플레 치즈케익 라떼'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다이어리와 달력 등 3개 세트가 포함된 '2015 이디야 캘린더 다이어리 세트'를 증정한다. 수플레 치즈케익 라떼는 다른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값과 비슷한 4200원이다.

소비자 박모씨(26ㆍ여) "한정판이고 음료를 몇 잔 이상 먹어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승부욕을 자극한다"며 "커피전문점에서 제작한 최신 다이어리를 사면 유행을 따라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 김모씨(32ㆍ여)씨는 "다이어리 하나 얻는 데 음료를 17잔이나 마시라고 하는 것은 과한 것 같다"며 "무료로 증정한다고 광고하면서 오히려 돈을 더 쓰게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인쇄업계 관계자는 다이어리 원단은 국산이 이탈리아산보다 질이나 가격에서 월등히 뛰어나며, 외국에서 자재를 수입해오는 것은 가격이 싸 단가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얘기한다.

그는 이어 "아무리 좋은 원단이라도 다이어리 제조에는 5000~7000원밖에 들지 않아 다이어리 가격이 단품으로 3만원, 음료를 통해 6만원 이상이라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이탈리아社와 협업했다', '한정판' 등의 광고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것"이라고 전했다.뉴시스헬스 원문보기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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