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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95kg 건강男, 4년간 미모의 여성 행세하며 순진男 돈 뜯어내

입력 : 2014-12-02 16:36:11 수정 : 2014-12-02 16:5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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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75㎝, 몸무게 95㎏의 건강한 22세 남성이 무려 4년간 미모의 여자 행세를 하면서 남자 대학생에게 돈을 뜯어오다 덜미가 잡혔다.

2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이모(22)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부산 모 대학 4학년인 A(25)씨를 상대로 무려 4년간 여자행세를 하며 200여만원을 뜯어냈다.

이씨의 변신 행각은 지난 3월 7일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면서 꼬리가 잡히기 시작했다.

그날 오전 1시쯤 A씨는 112에 "여자친구가 자살하려고 한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A씨가 알려준 전화번호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권OO'이라는 이름을 쓴 상대방은 수차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A씨에게 권씨의 인적사항과 주소 등을 물었으나 A씨가 아는 것은 "권씨가 22세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미모의 여성이다"는 게 전부였다.

신고당시 A씨는 "2010년 1월께 한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서 권씨를 알게 돼 4년간 전화통화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교제했지만 한 번도 만나지는 못해 주소를 모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러는 사이 권씨는 경찰관에게 "남자친구에게 장난을 쳤을 뿐이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휴대전화 번호 명의자는 이모(22)씨로 남자였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이씨를 찾아갔다.

당시 공익근무요원인 건장한 체격의 이씨는 "정OO에게 휴대전화 명의를 빌려줬을 뿐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뗐다.

경찰은 납치나 감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권씨를 찾으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실패했다.

이씨는 인터넷에서 미모의 여자 사진과 음성변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A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사채 빚 때문에 몸을 팔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한 이씨에게 17차례 200만원을 보내기까지 했다.

경찰 조사가 이뤄진 지난 8개월 사이에도 A씨는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는 경찰의 조언에도 "그럴 리가 없다"면서 돈을 보냈다. 

경찰은 최근 이씨의 옛 여자친구에게서 "이씨가 인터넷으로 여자 행세를 하며 장난을 친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씨를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경찰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외에도 이씨의 농간으로 처음에 소액의 돈을 보냈다가 계속되는 요구에 관계를 끊은 남성이 있다"고 전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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