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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근육질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소리…묵은 마음까지 씻어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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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04 22:07:58 수정 : 2014-12-30 15: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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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백수해안도로 ‘세밑 드라이브’ 전남 영광군에서 굴비 다음으로 유명한 것은 백수해안도로일 것이다. 백수읍의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16.8㎞의 해안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를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는다. 

전남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는 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중 하나로 꼽힌다. 전망대인 칠산정에 오르면 가파른 산비탈과 바위 사이로 놓인 길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푸른 바다와 함께 멋진 풍경을 빚어낸다.
백수읍에서 따 온 백수라는 이름은 ‘흰 백(白)’에 ‘봉우리 수(岫)’를 쓴다. 이곳 구수산(351m)의 봉우리가 일백(百)에서 하나(一)를 뺀 아흔아홉개라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영광에서 또 자주 등장하는 지명이 칠산인데, 이는 영광 앞바다에 떠 있는 일곱개의 섬을 말한다. 일산도부터 칠산도까지 크고 작은 섬이 이어져 있는데, 그 일대를 칠산이라고 부른다.

백수해안도로 노을 전시관 앞의 낙조.
칠산 바다에 바짝 붙어 뻗어 있는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바위와 가파른 절벽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긴다. 서해안에서 단애로 이뤄진 풍경은 변산반도를 제외하면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또 백수해안도로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낙조 명소다. 그래서 이 해안도로는 사나운 북풍이 몰아치는 겨울, 특히 한 해를 되돌아보고 싶은 세밑에 찾으면 제격이다.

법성포의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영광의 북쪽 가마미해변에서 시작된 도로는 백제불교최초도래지와 대덕산을 지나 모래미해변에 접어들면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금빛 갯벌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파도가 넘실대는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그 위로 크고 작은 7개의 섬이 이어진다.

칠산정은 백수해안도로 최고의 전망대다. 바다를 끼고 달리는 굴곡진 길과 그 뒤의 푸른 바다가 그림 같은 풍경을 빚어낸다. 칠산정 아래로는 목책산책로인 ‘건강365계단’이 설치돼 있다. 이 산책로가 설치되며 백수해안도로는 도보길로도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백수해안도로의 ‘건강 365계단’.
백수해안도로는 40여리 전체에서 멋진 낙조를 감상할 수 있지만, 굳이 명소를 특정하자면 노을 전시관과 노을정이다. 노을 전시관 앞 작은 등대와 바위 사이로 펼쳐지는 해넘이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백암정에서 이름을 바꾼 노을정에서는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들과 석양이 어우러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하사리 분등 풍력발전기와 그 앞바다의 꽃무늬 물결.
해넘이 직후의 칠산바다는 그윽하고 오묘한 빛을 낸다. 또 해안도로 끝인 하사리 분등 풍력발전단지 앞바다는 잔잔한 파도가 얇은 꽃잎 문양을 만들어낸다. 이 빼어난 풍경에 마음을 뺏겨 한참동안 이 도로를 떠나지 못하게 된다.

불갑사 입구의 금강문과 천왕문.
영광 여행에서 불갑사도 빼놓을 수 없다. 법성포에 도착한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백제에 불교를 전파하며 처음 세운 도량이 불갑사라고 전해진다. 불갑사는 가을철 절집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상사화로 유명하지만, 겨울철에는 싱그러운 녹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상사화는 10월 꽃이 진 후에 잎이 파릇파릇 돋기 시작하는데, 한겨울에 절정의 색감을 뽐낸다. 

영광 연안 김씨 종가의 2층 누각 대문채.
영광에서는 이색적인 집 구경에 나서도 좋겠다. 군남면 동간리의 연안김씨 종가는 조선 때 지어진 고택으로, ‘삼효문(三孝門)’이라는 현판을 단 바깥 대문채가 독특한 형태의 2층 누각으로 되어 있다. 삼효문은 연안김씨 6대손, 11대손, 12대손의 효성이 지극해 왕실에서 내렸다고 한다. 

법성포의 기꾸야 여관.
법성포에는 전형적인 일본식 건물인 ‘기쿠야(菊家)여관’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일본 전통 여관인데, 원형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다.

영광=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61)=서울에서 출발하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영광나들목에서 빠져 나오면 된다. 대덕산 은선암 입구에서 산길을 돌면 등산로 표지판이 서 있다. 영광에는 굴비 정식을 내놓는 식당들이 즐비하다. 법성포에서는 ‘일번지’(356-2268)의 한정식이 유명하다. 4인 기준 한 상에 6만, 8만, 10만원짜리가 있는데 20∼30가지의 반찬이 딸려 나온다. 읍내에서는 ‘국일관’(351-2020)이 널리 알려져 있다. 굴비정식은 1만5000원, 2만원, 3만원짜리가 있다. 일행이 4명이 안 되면 국일관을 찾는 게 낫다. 읍내 ‘해촌’(353-8897)은 반찬으로 마른 굴비를 내놓으며, 해물탕도 잘 한다. 숙소는 읍내에서 모텔을 이용하는 게 최선이다. ‘카리브 모텔’(353-1400)과 ‘시카고 모텔’(351-7300)이 깨끗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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