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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필은 큰 목표 함께 만들어가는 가족 같은 존재”

입력 : 2014-12-08 20:01:03 수정 : 2014-12-08 20: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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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LA필 이끌고 한국 오는 세계적 지휘자 두다멜 2007년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겨우 26세였다. 클래식 음악계를 양분한 유럽·미국이 아닌 남미 베네수엘라 출신이었다. 화려한 학력 대신 빈민가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에서 배웠다는 미담이 그를 따라다녔다. 그해 미국 명문 악단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이 차기 음악감독으로 두다멜을 지목했을 때 클래식 음악계에 파격으로 다가온 건 당연했다.

2009년 취임 후 5년이 흐른 지금 두다멜(33)과 LA필의 결합은 성공으로 평가 받는다. 두다멜의 성공기와 인기는 LA필에 막대한 홍보 효과를 안겼다. 악단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두다멜의 위상도 높아졌다. LA필은 일찌감치 두다멜과 계약을 2019년까지 연장하며 이 젊은 지휘자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지난 세월 두다멜이 LA필과 조탁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기획사 크레디아는 내년 3월25,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두다멜과 LA필의 내한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은 아시아 투어의 일환이다. 이들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첫 내한이다. 공연을 앞두고 미국에 있는 두다멜과 서면으로 먼저 만났다.

그는 5년간 함께한 LA필에 대해 “큰 목표를 함께 만들어가는 가족 같은 존재”라고 애정을 표했다. 두다멜은 베를린 필하모닉, 로열 콘체르트허바우 등 세계적 악단의 러브콜을 받는 스타다. 지휘자 바렌보임, 얀손스, 래틀이 총출동한 올해 루체른 페스티벌에서는 마지막 3일을 그와 빈 필하모닉이 장식하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최고의 악단과 연주하는 것도 특권이지만, 장기적 목표를 함께할 수 있는 가족 같은 오케스트라가 있는 것은 더 큰 특권”이라며 “우리 악단과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 모차르트 다 폰테 오페라, 슈베르트 연주를 함께 해오고 있고, 베토벤 교향곡 전곡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봄 LA필하모닉과 내한하는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은 “LA필은 큰 목표를 함께 만들어가는 가족 같은 존재”라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그는 LA필에 대해 “개방적이고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자기 만의 깊은 소리를 만든다”며 “새롭고 다양한 레퍼토리를 접하면서 작품을 해석하는 능력이 놀라운 악단”이라고 소개했다. 이제는 악단과 호흡도 척척 맞는다.

“예전에는 내 생각 중 많은 부분을 설명해야 했어요. 지금은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연주자들이 모든 것을 이해해요. 이것이 바로 좋은 관계죠.”

이번 공연에서는 첫날 말러 교향곡 제6번 ‘비극적’, 이튿날 LA필 상주음악가 존 애덤스의 ‘시티 누아르’,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한다. 두다멜은 선곡에 대해 “‘시티 누아르’는 음악감독 취임 연주회에서 초연한 특별한 곡”이라며 “‘시티 누아르’와 드보르자크 교향곡은 신세계 곧 미국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말러 6번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큰 페스티벌 같고, 복잡 다양한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말러 6번은 어둡고 비극적이지만 매우 멋진 곡이에요. 사람들마다 비극에 대한 자기만의 생각을 취하기 때문이죠. 이 곡을 연주해보니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음악에 압도될 때 행복해 하더군요. 이 음악이 가진 모순적인 성격 같아요.”

그는 한국과 작은 인연을 갖고 있다. 곽승 전 서울시향 지휘자가 엘 시스테마에서 오랫동안 활동했기 때문이다. 두다멜은 곽승 지휘자가 연 마스터 클래스에서 직접 배웠다. 그는 “곽승 선생님이 엘 시스테마에 온 이래 나는 항상 한국이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우리가 내년에 엘 시스테마 40주년을 기념할 때 그에게도 존경을 뜻을 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곱슬머리를 휘날리며 장난기 머금은 표정으로 열정적으로 지휘하는 모습은 그를 대표하는 이미지다. 지휘봉을 잡았을 때 그의 심정이 궁금했다.

“무대 위에서 매 순간을 즐겨요. 재미있어요. 신경질적으로 예민해지지 않는 편이에요. 아드레날린이 나오죠. 저기 떨어진 역까지 막 달려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요.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으면 축복을 받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대단히 독특하고 아름다운 경험이랍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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