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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에세이] 농민의 삶이자 흥 '농악'…이제 인류의 가락으로

입력 : 2014-12-16 20:18:01 수정 : 2014-12-16 20: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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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농악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되다
전북 정읍시립박물관에 전시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2호 ‘정읍농악’의 미니어처. 정읍농악은 밑놀이인 굿가락이 다양하고 리듬이 다채롭다.
“어이∼ 추운데 고생들 했네!”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필봉농악 보존회가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 풍물굿을 마치자 보존회 부회장인 서재환(61)씨가 단원들을 다독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필봉농악 보존회 단원들이 풍물굿을 치고 있다.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필봉농악 보존회 단원들이 300년 넘은 당산나무에 인사하고 풍물굿을 벌이고 있다.
전북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붓을 닮은 필봉산 아래에서 자연을 품고 살아온 소박한 사람들의 전통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필봉마을에서 30년째 농악을 해온 서씨는 “단원들을 자식처럼 생각하는 마음이 격을 없애고 자유로운 소리를 내게 한다”며 “그때 비로소 마을 농민들도 행복해지고 어울림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농악이 파리 유네스코본부에서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자랑스레 소개했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인 이리농악·임실필봉농악과 시도지정 무형문화재인 정읍농악·김제농악·부안농악·고창농악·남원농악 등 전북에서만 7개 농악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는 것이다. 이날 국내 30개 농악이 함께 무형문화재로 등록됐다.

전북 임실군 운암면에 위치한 국사봉. 굴곡진 산의 능선은 마치 농경생활 초기부터 한 길을 걸어온 농악의 역사처럼 느껴진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농악을 10년째 하고 있다는 단원 김새미(27·여) 씨는 “농악은 여럿이 함께 만든 농민들의 공동체적 삶의 모습”이라고 정의했다.

“함께 치는 것이 좋아요. 농악을 하며 다른 사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 배려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죠.”

오늘은 내가 ‘북재비’. 전북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어린이들이 농악 체험을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농악, 인류의 신명이 되다’ 특별전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1-4호 강릉농악 단원들이 농사풀이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귀경길에 들른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 농악체험교실에서는 어린이들이 강사의 지도에 따라 꽹과리와 북을 신나게 두드리고 있었다. 언뜻 듣기에 시끄러운 소음일 수도 있는 농악의 가락 속에 악기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역할을 해내는 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것이 우리 농악이 지닌 고유의 매력이 아닐까.

우리 삶 속에 희비가 있듯 풍물굿 안에도 얽히면 풀고 멈출 줄도 아는 삶의 미학이 있다. 우리 농악이 넉넉한 삶의 전통을 바탕으로 대중과 소통하며 세계로 뻗어나가길 바란다.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농악, 인류의 신명이 되다’ 특별전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1-3호 이리농악 상쇠가 ‘부포놀음’을 하고 있다.
전북 전주시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농악, 인류의 신명이 되다’ 특별전에서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진주 삼천포농악 단원들이 ‘열두발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글 = 김범준 기자 b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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