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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이 ‘부패한 나라’ 만들기 앞장서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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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4-12-18 21:18:09 수정 : 2014-12-27 14: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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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부패 정도가 낙제점이다. 국·공립대학의 청렴도는 올해 5.67점으로 2년 전보다 1.17점 떨어졌다. 만점은 10점이다. 계약분야 청렴도는 7.18점, 연구·행정 청렴도는 5.42점이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36개 국·공립대학을 대상으로 내·외부 관계자를 설문 조사한 결과 얻은 청렴도 측정 결과가 그렇다. 청렴한 풍토가 뒷걸음질했다는 뜻이다.

부패는 대학 청렴도를 갉아먹은 주범이다. 연구비를 부당하게 집행하거나 횡령한 교직원, 강사, 조교, 연구원이 20%를 넘었다고 한다. 공금 횡령, 직권 남용, 금품 수수 등 부패행위 적발 사례는 22개 대학에서 45건에 이르렀다. 연구비를 자기 쌈짓돈으로 여기고 민원인에게 금품과 향응을 받은 교직원, 강사가 이렇게 많았다. 특히 서울대가 28위의 낙제점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다. 이래서야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지 새삼 묻게 된다.

윗물이 탁한데 아랫물이 맑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부 대학의 총학생회장단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축제행사를 치르며 공연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리베이트를 받고 술 대접까지 받는다고 한다. 부패를 부패로 생각하지 못하는 잘못된 풍토를 학생들이 판박이로 본뜨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대학의 실망스러운 모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성인으로 부르기에는 너무도 부끄러운 교수의 ‘갑질’이 곳곳에 즐비하다. 제자에 대한 폭언, 논문실적 가로채기에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성추행 갑질’도 툭하면 벌어진다. 교수의 성추행 사건은 서울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학이 ‘부패 공화국’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곤란한 일 아닌가.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지성의 전당이다. 대학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대학이 부패하면 대한민국 공동체의 밝은 내일을 꿈꾸기 힘들다. 교육부와 대학은 부조리가 판치는 풍토를 뿌리 뽑기 위해 반부패 운동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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