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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증후군·장애·자폐아 키우며… 역경을 이겨낸 부모들

입력 : 2014-12-19 20:13:19 수정 : 2014-12-19 20: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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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솔로몬 지음/고기탁 옮김/열린책들/각 2만2000원
부모와 다른 아이들(전2권)/앤드루 솔로몬 지음/고기탁 옮김/열린책들/각 2만2000원


임신 중인 여성이 태아의 초음파 사진을 받아들면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게 아이의 손가락, 발가락 개수다. 꼼꼼히 세보고 다섯 개가 맞아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물론 별 탈 없이 태어난 다음 전혀 예견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겨나기도 한다. 가뜩이나 불완전한 존재인 사람이 다른 사람을 ‘제대로’ 키운다는 건 힘든 일이다.

두 권을 더해 1600쪽이 넘는 두꺼운 책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양육’이다. 심리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예외적인 자녀를 키우며 남다른 깨달음을 얻은 부모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이를 위해 저자는 300가구 넘는 가족을 대상으로 4만쪽이 넘는 분량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뭔가 문제를 가진 자녀들을 저자는 ‘부모와 다른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발달장애, 청각장애, 다운증후군, 자폐증, 조현병(정신분열병)…. 자녀한테 ‘문제’가 있음을 깨닫는 것은 부모에게 다소 가혹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극단적 도전에 직면한 보통 사람들의 사연에서 저자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내고, 역경을 헤쳐나갈 힘을 발견한다.

저자에 따르면 양육은 ‘교육’과 ‘지지’ 두 가지 행위를 포함한다. 교육이란 자녀에게 예의를 가르치고 도덕적 가치관을 심어줘 장차 손색없는 사회 구성원으로 길러내는 게 목표다. 한국 부모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게 바로 교육이다. 그럼 지지란 무엇인가. 아이들이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 아이를 갖기로 하면서 상상했던 것과 다른 아이가 태어나는 문제다. … 특별한 자녀를 둔 부모들은 계속해서 커다란 딜레마에 직면한다. 자녀의 어떤 면을 변화시키고 어떤 면을 축복할 것인가. 차이를 존중하는 사회적 모델에 어느 정도 의지하고, 그러한 차이의 제거를 약속하는 의학적 모델에는 어느 정도 의지할 것인가.”

한국 부모들은 차이를 인정하고 지지하는 데 다소 인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선지 저자는 한국어판을 위해 따로 쓴 서문에서 지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차이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이 책은 … 보다 친절한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용기에 관한 연구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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