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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개 섬 거느린 완도의 어제·오늘·내일

입력 : 2014-12-19 20:12:00 수정 : 2014-12-19 20: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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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지음/보누스/2만5000원
섬문화 답사기: 완도편/김준 지음/보누스/2만5000원


70㎞에 이르는 완도의 바다에는 50여 개의 유인도와 600여 개의 무인도가 ‘푸른 별처럼’ 떠 있다. 바다를 경계로 고흥, 장흥, 강진, 해남과 접한다. 김 양식을 가장 먼저, 많이 했던 곳이 완도다. 지금은 전복 양식으로 다시 부흥기를 맞고 있으나 예전에는 미역과 다시마로 윤택했던 곳이다. 노화도, 보길도, 소안도는 현재 전복 생산량을 좌우할 만큼 많은 양식을 한다. 평일도와 생일도는 다시마로 먹고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람이 누울 자리는 없어도 다시마를 널 자리는 꼭 챙긴다. 약산도와 고금도는 매생이 생산에서 으뜸이다. 매생이발을 매달기 위한 대나무가 빼곡하게 꽂혀 있다. 완도의 섬들은 자연생태와 문화가 잘 남아 있다. 아직도 당산제나 풍어제, 갯제가 사라지지 않고 전승되는 마을이 많다. 노화읍 넙도는 매년 정월 소를 잡아 당할머니에게 바치는 당산제를 이어오고, 약산면 당목리는 큰 몽돌을 신으로 모시고 정월에 당산제를 지낸다. 청산도에는 사람이 죽으면 바로 땅에 묻지 않고 초분을 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 소안도 주민들은 일제강점기 식민통치에 반대하는 조선인, ‘불령선인’으로 낙인찍혀 감시를 받았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섬사람 모두 항일운동가였다. 주민들 스스로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면서 스스로를 지킨 열사들이었다. 동아시아의 바닷길을 장악하고 해상무역을 개척한 장보고가 세운 청해진, 윤선도가 만들려고 했던 별천지 보길도의 세연정, 임금에게 진상을 한 신비한 약초들이 많았다는 약산도, 모래울음 소리가 십 리에 이른다는 신지도 명사십리 등 완도의 섬들은 작은 덩치를 가졌지만 커다란 뜻과 유산을 간직하고 있어 자부심만으로도 빛이 난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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