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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것은 지옥, 더 늦기전에 사랑하라

입력 : 2014-12-19 19:55:33 수정 : 2014-12-19 19: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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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심리학자 등 학자 100명
1000단어로 풀어낸 사랑의 정의
레오 보만스 엮음/민영진 옮김/흐름출판/2만1000원
사랑에 대한 모든 것/레오 보만스 엮음/민영진 옮김/흐름출판/2만1000원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강박장애 환자와 유사하다. 두 경우 모두 신경 말단의 세로토닌 표지가 비슷하게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는 올라간다. 사랑에 빠지는 것도 스트레스인 셈이다. 이탈리아 피사대학 정신의학 교수 도나텔라 마라지티가 1990년대 중반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하자 큰 반향이 일었다. 운명적이라 믿었던 사랑을 생화학적 이상 상태 수준으로 끌어내린 이야기에 사람들은 흥미로워하거나 반발했다.

사랑이 모든 동물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감정도 아니다. 포유류 중 부부애와 부성애를 보이는 경우는 5%에 불과하다.

그러나 어떤 연구 결과나 경험담을 들이대든 지금 이 순간 사랑에 끙끙 앓는 이들에게는 공염불에 불과할 것이다. 머리로는 이해해도 마음은 불가항력적으로 끌려가는 게 사랑이다. 과학과 문학, 철학을 모두 동원해도 사랑은 영원히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다. 그렇기에 구글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치면 1초에 89억3000만개 결과가 검색된다.

벨기에 언론인인 지은이는 50여개국 연구자 100여명에게 사랑에 대한 지식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다. 분량은 최대한 1000단어를 넘지 않도록 요청했다. 심리학자, 성과학자, 경제학자, 인류학자, 신경과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한 이들이 응답했다. 그 결과 열정적이고 낭만적인 사랑부터 성적 지향, 질투, 학대, 섹스, 부부 관계까지 사랑을 둘러싼 다양한 논의들이 한데 모아졌다.

각양각색의 글을 엮은 만큼 책을 읽는다고 사랑에 대한 하나의 주제나 해답이 떠오르진 않는다.

열정, 헌신, 욕망 식으로 사랑을 몇 가지 요소로 분석한 걸 본다고 사랑이 이해되는 것도 아니다. 일부 기고는 수박 겉핥기 식이거나 함량이 부족하기도 하다. 대신 다양한 견해를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건 장점이다. 사랑을 불가해하고 비논리적인 것으로 봐선 안 된다는 홍콩대학 가족연구소 에밀 은 만룬 부소장의 주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직업적 성공을 위해 갈고 닦듯, 사랑 역시 배우고 노력하라고 권고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글 밖으로 뛰쳐나와 현실 속에서 사랑하는 것이다.

“해가 갈수록 사랑이 아닌 것에 낭비할 시간이 늘어난다.… 더 늦지 않게 사랑하고 포옹하고 더 가까이 다가앉고 온기를 나눠라… 도스토옙스키의 말에 의하면 지옥은 사랑할 수 없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미국 에머리대학 교수 미하일 엡스타인)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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