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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판매 늘고 예금 선호… 안전자산 돈 몰려

입력 : 2014-12-21 20:05:05 수정 : 2014-12-21 23: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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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불안에 재테크 흐름 변화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세계경제에 위기 징후가 짙기 때문이다. 유가 폭락과 러시아발 자원수출국 위기로 불안감은 확산 중이다. 위기 시 투자는 수익보다 ‘본전 지키기’가 우선이다.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돈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에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저금리로 인기를 잃었던 정기예금은 지난 10월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달 들어 골드바 판매량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1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골드바 판매량은 9월 126㎏에서 10월 132㎏, 지난달 137㎏으로 점증하다가 이달 들어서는 하루 판매량이 지난달의 두 배로 늘어 보름 새 160㎏이 팔려나갔다. 금거래소는 이달 판매량이 250㎏을 넘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도 부유층에서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간 골드바 판매는 5000만원에 이르는 1㎏짜리가 주류였으나 지난달 중순부터 소액 판매가 급증해 37.5g과 10g짜리가 전체 판매건수의 70%에 이르고 있다. 37.5g짜리는 200만원, 10g짜리는 50만원가량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이사는 “소액 골드바 판매가 급증하는 것은 전에 없던 특이한 모습”이라며 “중산층 서민들도 안전자산인 금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이 위기에 빛을 발하는 것은 최고의 안전자산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금은 ‘진짜 화폐’, 종이돈은 금을 담보로 발행하는 형식적 화폐였다. 1971년 달러의 금 태환제가 폐지될 때까지 금은 궁극의 진짜 화폐였다. 경제가 위기에 처할 때 금이 ‘최후의 결제수단’으로 여겨지는 것은 이 같은 역사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송종길 이사는 “금은 가치보전과 환금성이 뛰어나 위기 시 인기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 마크 파버는 2012년 11월 방한 당시 “종이돈과 미국 국채를 믿지 말고 금을 사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자산가들에게는 5만원권으로 현금화해두는 것도 인기라고 한다.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의 5만원권 발행잔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50조원을 돌파했는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환수율은 27.3%로, 작년(48.6%)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은행의 상품 판매에서도 감지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금 금리가 뚝뚝 떨어지자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8월 2조7000억원, 9월 6000억원가량 줄다가 10월 들어 2조3800억원가량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올 들어 정기예금의 대안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주가연계신탁(ELT)과 주가연계펀드(ELF)의 신규 유입액은 급격히 줄었다. 시중은행의 ELT·ELF 유입액은 올 들어 급격히 늘어 10월에는 판매액이 7610억원까지 치솟았으나 지난달에는 206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월평균 판매액 6000억원의 30분의 1에 불과한 수치다.

시중은행 수신 담당 임원은 “두어 달 전까지는 0.1%포인트라도 수익률을 높이자는 분위기가 지배했다면 지금은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에 ‘무조건 내 돈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 이사는 “중위험·중수익 얘기가 많았지만 이미 부자들은 저위험·저수익 투자로 돌아서는 분위기”라며 “위험 회피와 원금 보전이 당분간 재테크의 흐름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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