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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는 말에 영화 '인터뷰' 봤다간 '분통'

입력 : 2014-12-26 15:18:26 수정 : 2014-12-27 11: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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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뷰'에서 주인공 데이브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3류 코미디 영화로서는 그런대로 볼만한 영화였다. 소니픽처스의 영화 ‘인터뷰’ 말이다. 

해킹 사건이 없었더라면 영화 ‘인터뷰’는 국내 언론에 가십 기사로 간단히 소개됐을 것이다. 북한이 배후로 지목된 해킹 사건이 유투브에 5.99달러(약 6600원)을 내도록 만들었다. 유투브에서 결제하면 48시간 동안 스트리밍 방식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야기는 연예 토크쇼 ‘스카이라크 투나잇’의 진행자인 데이브 스카이라크(제임스 프랭코 분)과 프로듀서 애런 래퍼포트(세스 로겐 분)이 북한에 들어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인터뷰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김 위원장과 인터뷰는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성사시켜 보고 싶은 건이다. 영화에서 김 위원장과 인터뷰는 연예인들 사생활이 아니라 진지한 주제를 다루고 싶어하는 데이브가 ‘스카이라크 투나잇쇼’를 김 위원장이 좋아한다는 기사를 보고 애런에게 제안하면서 추진된다.

인터뷰에 나서는 두 사람에게 미중앙정보국(CIA)가 암살 임무를 맡기면서 상황이 복잡해진다.

영화에서 ‘프레지던트’ 직함으로 불리는 김 위원장 역할은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한국계 코미디언 랜들 박(Randall Park)이 맡았다. 김 위원장 얼굴과 그리 닮지는 않았다. 그는 데이브와 대화할 때 영어를 유창하게 쓰지만 북한 간부들과 대화에서 쓰는 한국어는 한국인이 듣기에 억양과 어투가 매우 어색하다.

가령, 데이브 일행이 김 위원장 암살을 위해 반입한 치명적인 바이러스 반창고를 껌으로 잘못 알고 씹은 북한군 고위인사가 연회 도중 발작을 일으켜 오발사고로 다른 동료와 숨지자 그들에게 달려가 이렇게 울부짖는다. “내버려두지 마십세요. 다시 돌려주십세요.”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인터뷰를 통해 도발적인 질문으로 자신의 이중성을 지적한 데이브를 총으로 쏴 죽인 김위원장이 데이브 일행의 탈출을 안 뒤에는 “그 *같은 *. 그 ** 대가리 원해! * 먹을 거야. 그 ** 나래 폭탄 쏠 거야”라고 말하는데 듣기가 거북했다.
영화에서 김 위원장은 미국 방송과 케이티 페리(Katy Perry)의 노래‘파이어 워크’(Firework), 마가리타 칵테일을 즐기고 통치를 위해 나약함을 감출 수밖에 없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하나 결국 주민 굶주림을 무시한채 핵무기를 개발하고 미국을 공격하려는 폭력성을 드러낸다.

특히 영화에는 김 위원장의 신격화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위원장은 몸 내부에서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므로 화장실에 갈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나 데이브와 인터뷰 도중 자신의 나약함이 드러나자 울면서 바지에 큰실수를 하는 장면 등이 그렇다. 등을 돌린 김 위원장의 알몸도 공개된다.

영화는 PG18 등급에 걸맞게 손가락이 잘리고 얼굴에 총을 맞는 등 끔찍한 장면이 들어 있고 성적인 대사나 유머도 많다.

영화에서 데이브 일행이 북한을 탈출하면서 데리고 나온 강아지에게 “개고기를 안 먹는 미국으로 가는 게 좋겠다”고 말하는 것이나 동해를 일본해로 얘기하는 부분은 이 영화가 일본계 소니픽처스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일깨워줬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july1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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