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으로 번진 비선실세 논란

‘朴대통령 경제교사’ 김광두 원장
“금융당국 고위인사 靑실세 앞세워
인사개입설 파다… 정무위장도 알아”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문건 파문으로 촉발된 비선 실세 논란이 26일 금융권으로 번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교사’라고 불린 김광두(사진)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여당은 관련 의혹을 부인했고, 야당은 공세를 취했다.

김 원장은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융감독 당국의 한 고위 인사가 권력의 핵심 실세와 친하다는 것을 내세워 금융회사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공공연하게 인사개입을 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의 권력 핵심 실세가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하나라는 이야기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맞다”면서 “국회 정무위원장(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에게 이를 알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 위원장이) 주의를 줬다고 하기에 왜 말을 안 듣느냐고 했더니,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뒤에서 봐준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정 위원장이) 했다”며 “안 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안 수석은 아니라고 부정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이날 회의를 이유로 기자와 통화가 되진 않았지만 문자로 “비선 실세라는 표현은 내가 한 게 아니다. 내 표현은 ‘호가호위’라는 취지였다”고 부연설명했다.

정 위원장은 김 원장의 언급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원장이 나한테 전화를 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 원장의 말에) 그러느냐, 야당에서도 그런 얘기가 있다는 정도의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내용(비선 인사개입 의혹)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KB금융 내분, 우리은행 행장 선임 논란 등을 계기로 ‘신관치’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의혹이라는 점에서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며 “청와대가 이번에도 부인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부는 이 고위인사가 누구이며, 문고리 3인방 중 누구와 연결되어 있는지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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