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국토부 직원 항공기 좌석 승급요구 만연”

입력 : 2014-12-26 18:48:02 수정 : 2014-12-27 15:42:5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검찰이 ‘칼피아’(KAL마피아)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조사 내용을 대한항공에 알려준 국토교통부 조사관을 구속한 데 이어 대가성 금품이 오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26일 ‘땅콩 회항’ 사건 조사 내용을 대한항공 측에 알려준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받고 있는 국토부 김모(54) 조사관을 구속했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김한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이뤄졌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어 구속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김 조사관 계좌에 대한항공 자회사의 자금이 흘러들어 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번 회항 사건과 관련한 연관성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사관은 전세자금을 빌린 것이라고 검찰에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한항공에서 압수한 사내 보고서 가운데 국토부로부터 전달받지 않으면 파악할 수 없는 내용을 확인했다. 추적 결과 김 조사관이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여모(57) 상무에게 조사 결과를 통째로 전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또 참여연대가 국토부 공무원 여러 명이 대한항공으로부터 좌석 승급 특혜를 받은 의혹(뇌물 수수)이 있다며 고발함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국토부는 대한항공에서 좌석 승급 특혜를 받은 직원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자체 감사에 나섰다. 국토부 감사관실은 올해 초부터 상반기까지를 중심으로 전체 직원의 출장 내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공무원들의 항공기 부당이용 관행은 국토부 등 일부 부처나 특정 직급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부처, 전 직급에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공무원 출장 때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는 최근 들어 ‘보편화’ 추세다. 과거에는 정부 중앙부처 과장급 이상 공무원이 업그레이드를 요구했지만 근래 들어 사무관급도 요구한다는 것이다. 공무원들은 업무와 관련된 항공사 부서 등으로 전화를 걸어 업그레이드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지만, 출장 일정 등을 알리는 방법으로 승급을 우회적으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승급 요청은 국토부 공무원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워낙 많은 곳(관청)에서 다양한 경로로 요구가 들어와 정확한 실태 파악이 안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솜방망이 징계가 이런 사태를 방치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국토부 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지방항공청 등에 소속된 공무원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좌석을 승급받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최근 3년간 35명에 이른다. 하지만 대부분 ‘경고’ 등 가벼운 징계를 받는 데 그쳤다. 국토부가 2012년 직무와 관련해 100만원 이상 금품, 향응(교통편의)을 수수한 경우 해임까지 가능토록 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무색할 정도다.

공무출장 중 쌓인 항공 마일리지 관리도 부실하다. ‘공무원 여비규정’에는 공무상 출장으로 발생한 항공 마일리지는 정부의 전자인사관리시스템에 등록하고 우선 사용해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 하지만 한 공공기관은 440만마일이나 마일리지를 쌓아놓고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일부 관청에서는 지난 3년간 공무원 2260명이 공적 마일리지 515만2000여마일을 반납하지 않고 퇴직했다. 515만마일은 51억5000여만원어치로 서울에서 부산을 500번 넘게 왕복할 수 있다.

나기천·권이선 기자 na@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