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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우람한 산, 한적한 어촌 고이 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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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15 18:45:39 수정 : 2015-01-16 09: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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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금오산 주변 볼거리 금오산 주변의 볼거리로는 경충사가 있다. 임진왜란 당시 ‘육전의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충의공 정기룡(1562∼1622) 장군의 사당이다. 그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기간에 60전 60승을 거두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정기룡 장군은 금오산 산행 들머리인 하동군 금남면 중평리 상촌마을에서 태어났다. 경충사 앞에는 큼지막한 그의 신도비가 세워져 있고, 생가가 복원돼 있다. 사당 계단을 오르면 중평항 앞바다가 앞마당처럼 펼쳐지는 등 경관도 그만이다.

금오산 자락에 들어선 정기룡 장군의 사당인 경충사
정기룡 장군의 유적은 경북 상주에서도 만날 수 있다. 상주성 탈환에 앞장서는 등 그가 가장 큰 공을 세운 지역인 상주 땅에는 지금도 그의 무용담이 전설처럼 전해 내려온다. 사벌면에는 그의 위패를 봉안한 충의사가 있고, 그가 젊은 시절 수련을 했다는 경천대 입구에는 용마를 탄 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의 공과를 놓고는 일부 논란도 있다. 그를 ‘육지의 이순신’이라고 부를 정도로 높이 평가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종전 직후 선정한 ‘선무 일등공신’에 이순신, 권율과 달리 누락된 점을 들어 이순신 장군 반열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도 있다.

금오산 정상 해맞이 공원에서 내려다보면 바로 아래 다랑논을 끼고 있는 마을이 중평항이다. 중평항은 한적하고 자그마한 어촌마을로, 대낮에도 굴 까는 아낙네 두세 명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해안선을 따라 포장도로가 길게 연결돼 있어 금오산에서 내려와 드라이브나 산책을 하기에 그만이다. 

경남 하동 중평항 방파제에서 올려다본 금오산. 아래서 올려다보면 바로 앞에 서 있는 것 같지만, 금오산 정상에서는 중평항이 까마득히 멀리 있는 것처럼 내려다 보인다.
중평항 방파제에 서면 정면에 버티고 있는 금오산이 시야에 가득 찬다. 금오산 정상에서 내려다봤을 때는 중평항이 까마득히 멀리 보였는데, 중평항에서 올려다보면 금오산이 손에 잡힐 듯 바로 앞에 서 있다. 금오산이 그만큼 크고 우람하다는 말이다. 중평항 바로 앞 작은 무인도인 장구섬은 2005년 학술적 가치가 높은 다양한 화석이 다량 발견돼 천연기념물(제477호)로 지정됐다. 특히 원시악어의 머리뼈 화석이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중생대에 악어가 서식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자료라고 한다. 

공룡화석이 발견된 중평항의 장구섬
백련지 도요지는 진교면 백련리 사기마을 일대의 가마터다. 이곳은 영화 ‘취화선’의 촬영지로 잘 알려져 있다. 사기마을 일대 4개의 가마터 중 1개는 통일신라시대 것이며, 나머지 3개는 분청사기와 백자를 굽던 조선시대 것이다. 16세기 말 임진왜란 때 함몰되었다가 1974년 발굴됐고, 이곳에서 일본인들이 도공을 납치해 갔다고 전해진다. 여름철에는 마을 입구 연못에 만개한 연꽃을 찾는 사람이 많다.

조선 태종 때 세워진 하동읍성
금오산 인근 유적으로 하동읍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하동읍성은 조선 태종 때 왜구의 잦은 침입을 막기 위해 축성된 길이 1.4㎞의 연해읍성(沿海邑城)이다. 하동읍성은 최근 발굴조사를 마쳤고, 성곽 일부를 복원했다. 지난달에는 참가신청을 받아 일반인들에게 발굴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아직 깔끔히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성벽 사이에 버티고 선 장대한 느티나무가 묵직한 세월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하동=글·사진 박창억 기자 daniel@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5)=서울에서 출발해 금오산을 가려면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 남해고속도로를 갈아탄 후 진교나들목에서 빠져나오면 된다. 중평마을에는 하동청소년수련원(880-2771) 외에는 마땅한 숙소가 없다. 진교면에 ‘유원모텔’(884-4560), ‘하동여관’(882-3028) 등이 있다. 금오산에서 멀지 않은 남해대교 쪽에 ‘55회 횟집’(882-0320) 등 횟집 몇 곳이 있다. 하동의 대표 명소라면 토지 ‘소설’의 무대인 최참판댁, 화개장터, 쌍계사, 지리산 삼성궁 등을 꼽는다. 이곳까지 두루 둘러볼 생각이면, 읍내나 쌍계사 입구에 숙소를 정하는 게 낫다. 섬진강을 끼고 있는 하동은 재첩국과 참게탕이 별미다. 재첩국은 ‘여여식당’(884-0080)과 ‘하동할매재첩식당’(884-1034)이 널리 알려져 있고, 참게탕은 ‘개화식당’(883-2061)이 알아주는 맛집이다. 쌍계사 입구의 ‘단야국수’(883-1667)는 사찰국수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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