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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청소년들 '이유있는 반항'… 해답은?

입력 : 2015-01-22 22:20:27 수정 : 2015-01-22 22: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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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고민’ 담은 뮤지컬 2편
13세에서 18세에 이르는 인생의 한 시기. 흔히 이때를 ‘청소년’ 혹은 ‘사춘기’라 부른다.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방황과 고민이 계속되는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기성세대는 잘 모른다.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 마음속을 먼저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다. 뮤지컬 무대를 통해서도 이런 아이들의 마음속과 마주할 수 있다. 최근 절찬리에 공연되고 있는 ‘바람직한 청소년’과 ‘사춘기’가 그 작품들. 두 편 모두 10대들의 고민의 본질을 파고드는 이야기들이다.


‘바람직한 청소년’
◆방향 잃은 청춘 ‘바람직한 청소년’


기성세대는 청소년들의 주된 고민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학업문제, 이성문제 등 여러 가지가 떠오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방황의 이유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짧은 인생을 살아온 아이들의 고민은 의외로 담백하다. 바로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것. 자신이 살아가고 싶은 이상적 삶을 향해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시기이지만 정작 첫발을 어느 방향으로 디뎌야 할지 모르겠다.

뮤지컬 ‘바람직한 청소년’ 속의 아이들도 그렇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이 겪고 있는 감정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 모든 것이 확실하지 않아서 그저 학교 안을 맴돈다. “공부하기 싫다. 대학 가고 싶다”라는 모순된 노래 속에는 방향을 잃어버린 아이들의 현실이 담겨 있다. 여기에 아이들이 자신들의 바람에 맞춰 ‘바람직’하기 바라는 기성세대가 끼어든다. 그 화학작용으로 인해 평온한 성장의 공간이어야 할 학교는 여러 사건사고의 공간이 된다.

사건사고의 주인공은 고등학생인 현신과 이레. 두 사람이 고등학교 체벌실에서 한 달간 반성문을 쓰며 근신을 한다. 불량학생 현신은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거리를 질주하다 사고를 일으켜 학교에 잡혀왔다. 우등생이었던 이레는 감춰뒀던 자신의 비밀이 모종의 사진으로 인해 폭로돼 근신을 하게 됐다. 그렇게 서로 다른 이유로 한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두 사람. 처음에는 갈등을 하지만, 어느새 그들의 고민의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둘은 마음을 연다.

이후 극은 이레의 비밀을 폭로한 범인을 찾는 추리극으로 진화한다. 동명의 연극을 뮤지컬로 만든 작품. 뮤지컬 장르의 한계 상 축약이 불가피한 만큼 원작이 가졌던 추리극의 긴박함과 개연성은 다소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범인을 찾아가는 추리극의 재미는 상당하다. 여기에 현신과 이레의 우정이야기가 가미되며 볼 만한 청춘드라마가 만들어졌다.

넘버는 전통적인 뮤지컬넘버와 록, 랩 등 여러 장르가 뒤섞여 있다. 초연 뮤지컬다운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구성이다. 특히 극중 감초인 기태와 종철이 부르는 랩 넘버는 익살스러운 가사와 함께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다. 3월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4만원. (02)762-0010

‘사춘기’
◆ 비극의 악순환 ‘사춘기’


뮤지컬 ‘사춘기’는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봄이 눈뜰 때’가 원작이다. 해외에서도 ‘스프링 어웨이크닝’이라는 뮤지컬로 만들어져 많은 마니아를 양산하기도 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한 작품인 것. 그만큼 청소년들의 고민이 세대와 시간을 초월해 계속돼왔다는 뜻일 것이다. ‘사춘기’는 여기에 한국적 현실을 가미해 우리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다듬었다.

주인공은 전교 1등만 도맡아 하는 우등생 영민. 언뜻 봐서는 평범해보이지만 마음속 깊이 어둠을 감추고 사는 아이다. 불우한 가정사로 인해 자신을 거짓과 무표정 속에 감싸안고 살게 된 것.

영민이 가진 내면의 어두움은 역시 고민을 안고 사는 같은 급우들에게 전이된다. 군인인 아버지로부터 늘 성적에 대한 압박을 받고 사는 선규는 영민의 유혹에 의해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수희는 한번의 실수로 임신이라는 굴레를 안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영민 역시 끝없는 비극으로 빠져든다. 학교라는 공간은 이런 아이들을 전혀 다독이지 못한다. ‘사춘기’ 속 학교는 아이들에게 유혹과 타락의 공간일 뿐 그 어떤 위안도 주지 못하는 것.

음악적 재미보다는 연극적 강렬함으로 더 기억되는 작품이다. 하지만 몇몇 넘버는 기억에 남는다.

특히 5년 만의 재공연에 추가된 새로운 넘버가 돋보이는데, 아이들이 함께 청춘을 예찬하는 산뜻한 노래를 통해 어두운 극 분위기에 작은 청량감을 더해준다. 다음달 15일까지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홀 중극장블랙에서 공연된다. 4만4000∼5만5000원. (02)6004-6994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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