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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新온고지신] 붕종이사(朋從爾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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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23 20:58:05 수정 : 2015-01-23 20: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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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적 반목과 증오를 해소하지 않는 한 인류 공동체의 평화는 요원하다. 편견과 오해, 폭력성 제거가 시급하다. 새해 벽두 극단주의 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테러로 지구촌이 공포와 혼란에 빠진 게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인 김모군의 시리아 내 IS 조직 가담 가능성으로 우려를 사고 있는 현실이다.

여하튼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은 종교를 비롯해 인종, 성별, 지역, 세대, 노사 등 제반 분야에서 시급하다.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제로섬식 극단주의를 배격하고,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배려로써 상생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노자’는 ‘반대쪽을 알아야 온전한 진리를 깨닫는다(知反覺正)’며 “욕심을 제어함과 제멋대로 구는 방종 중 어느 것이 욕을 보겠는가. 멈출 줄 아는 것과 망령되이 하는 것 중 어느 게 위험한가(制欲從情孰受辱 靜止妄?孰致危)”라고 반문하고 있다.

공존공영은 관용(寬容), 곧 톨레랑스에서 시작된다. 무슨 일이든 툭하면 진영논리에 따라 극단으로 나뉘는 사회에선 이 정신이 더욱 필요하다. 관용은 타인의 사상, 신조나 행동을 허용하되 자기의 사상이나 신조를 외적인 힘을 이용해서 강제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특히 종교의 국면에서 관용은 절실하다. 자신의 종교만이 유일·불변의 진리라고 맹신하는 왜곡된 절대신념체계가 빚어낼 수 있는 참혹성은 불을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모든 종교는 존엄합니다”라며 다른 종교를 비난, 조롱하거나 모욕하는 등 도발을 해선 곤란하다고 말했다. 잇따른 테러로 종교 간 갈등이 고조되는 요즘 교황의 메시지는 묵직한 무게로 다가오고 있다.

종교 간 긴밀한 대화와 교류가 갈급한 오늘이다. “기대하고 기쁜 마음으로 자주 왕래하면, 벗이 네 뜻을 좇으리라(憧憧往來 朋從爾思).” ‘주역’이 이 시대 인류에게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그렇다. 하나님은 제사보다도 인자(仁慈)와 사랑실천을 원한다고 하였잖은가!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소장

朋從爾思 : ‘자주 왕래하면 벗이 네 뜻을 좇으리라’는 뜻.

朋 벗 붕, 從 좇을 종, 爾 너 이, 思 생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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