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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무기력증·기분저하, 일조시간 감소 탓”

입력 : 2015-01-25 21:34:16 수정 : 2015-01-25 21: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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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16% 계절성 기분장애 호소, 야외활동 감소 겨울·여름 많아
만성 우울증·조울증 발병하기도
“날씨 추워도 산책·운동하면 도움”
추운 겨울은 여름 장마철과 더불어 운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다. 낮은 기온과 찬바람을 이유로 다들 야외활동을 기피하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바깥 출입을 계속 자제하면 이유없이 기분이 나빠지거나 무기력증을 겪기 쉽다. 이는 건강한 성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경수(사진) 교수팀이 최근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552명을 대상으로 계절에 따른 정신건강을 측정하는 ‘계절성 양상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겨울철 무기력증과 기분 저하가 일조시간 감소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논문의 핵심이다.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종합정신의학’(Comprehensive Psychiatry) 최신호에 연구 결과를 게재한 홍 교수와 겨울철 정신건강 관리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홍 교수팀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연령은 34.9세다. 조사 이전에 정신건강으로 진료를 받은 기록은 아무도 없다. 조사 대상자 모두 대한민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젊은 남녀다. 홍 교수팀은 이들에게 ▲수면 시간 ▲기분 ▲사회적 활동 ▲체중 ▲활력 ▲식욕 6개 항목을 제시한 뒤 어느 달이 가장 나쁜지 평가하도록 했다. 대상자들이 저마다 매긴 점수를 더해 총점을 내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겨울철은 야외활동 자제에 따른 일조량 감소로 우울증 등 기분장애를 겪기 쉽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날씨가 좀 추워도 눈썰매장 방문이나 산책 등 다양한 야외활동을 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조사 대상 기간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로 한정했습니다. 일조량, 온도, 습도 등 12가지 날씨 요인 가운데 어떤 특징적 요소가 사람들의 기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측정했죠. 그 결과 한국인의 정신건강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날씨 요인은 바로 ‘일조량’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양인들은 주로 겨울에 특징적 계절성을 보이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겨울형’과 ‘여름형’ 두 가지 타입이 동시에 발견됐어요. 둘 다 야외활동이 급격히 줄고 주로 실내에 머물게 되는 시기죠.”

참가자 가운데 16.1%에 해당하는 89명은 날씨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거나, 이른바 ‘계절성 기분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분장애란 우리 뇌에서 기분을 조절하는 부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증상이다. 우울증이나 양극성장애(조울증)처럼 기분 조절이 어렵고 비정상적인 기분이 장시간 지속되는 장애를 뜻한다.

“계절성 기분장애를 겪는 이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한마디로 ‘기운이 없다’는 겁니다. 이는 사회적 활동이나 대인관계, 업무 효율성 등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어요. 물론 계절이 바뀌거나 날씨에 변화가 오면서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관절통, 두통, 위경련 같은 신체적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특히 날씨에 따른 부정적 생각이 지속되면 만성적 우울증이나 조울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죠. 심지어 자살 사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합니다.”

홍 교수팀은 2011년에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일부 여성은 월경 주기에 따라 기분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월경전증후군이 계절성 기분장애와 나란히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계절성 기분장애를 떨치려면 날씨가 아무리 추워도 일정한 야외활동을 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권고한다.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계절에 기운이 딸리거나 기분이 처지는 느낌이 들면 계절성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겨울철에도 햇빛이 나면 일부러 밖에 나가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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