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어릴때부터 지적장애 언니 돌봐온 20대女 "지쳤다"며 스스로 목숨끊어

입력 : 2015-01-26 13:16:34 수정 : 2015-01-27 13:19:2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어릴때부터 지적장애인 언니를 보살펴온 20대 여성이 '이제 지쳤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26일 대구 수성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0시 13분쯤 대구 수성구 한 식당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A(28·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소유의 EF쏘나타승용차는 시가 40여만원으로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돼 있다.

유서에서 A씨는 "할만큼 했는데 지쳐서 그런다, 내가 죽더라도 언니는 좋은 시설보호소에 보내달라. 장기는 다 기증하고 월세 보증금도 사회에 환원하길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기초생활 수급자인 A씨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지적장애 1급인 언니(31)를 한평생 돌봤다.

이들 자매는 갓난아기 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는 유아기 때 재가해 할머니와 어렵게 지내왔다.

할머니마저 지난해 세상을 떠나자 A씨는 혼자 언니를 챙겼다.

A씨 자매는 할머니 사망후 잠시 삼촌 부부와 살았지만 언니가 대구로 돌아가고 싶어해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A씨는 생활고에 언니를 시설보호소에 보냈지만 언니가 "동생과 살고 싶다"며 돌아오는 바람에 다시 같이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언니는 경찰조사에서 "동생이 높은 곳에서 같이 뛰어내리자고 했지만 죽기 싫어서 하지 않았다"는 뜻을 드러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언니가 동반자살을 거부하자 차마 같이 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