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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현장] 극심한 겨울 가뭄에 댐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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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1-26 19:25:39 수정 : 2015-01-26 20: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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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 저수율 예년의 50∼70% 수준… 당장 봄 농수 확보 차질
2015년 적설량 평년의 절반 수준
한강수계 횡성댐 저수율 31% 소양·충주댐 등도 40% 못미쳐
이대로 괜찮을까. 내년 봄 농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뭄 때문이다.

지난여름이 ‘마른 장마’로 끝난 뒤 겨울 가뭄이 이어지면서 봄 영농철 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강원도를 관통하는 한강수계 주변이 특히 그렇다. 인구의 절반이 몰려있는 수도권이 가뭄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얘기다.

26일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한강수계 다목적댐 중 횡성댐의 저수율은 31%에 불과하다. 또 소양강과 충주댐은 각각 37%와 39%에 그쳤다. 모두 예년의 50∼70% 수준이다.

지난해 강수량 부족 탓이다. 횡성, 소양강, 충주댐에는 지난해 각각 댐 준공 이후 평균의 50%, 60%, 70%의 비만 내렸다. 국내 최대 규모인 소양강댐은 1973년 준공 이후 41년 만인 지난해 가장 적은 양의 물이 유입됐다. 다른 수계의 댐 상황도 비슷하다. 한강·낙동강·금강·섬진강 수계 등에 설치된 18개 다목적댐의 저수율 평균은 딱 50%다.

우리나라는 여름 강수량이 1년 전체의 70%에 이르며, 이때 모아둔 물로 이듬해 영농철을 준비한다. 그런데 지난해 유난했던 마른장마로 강수량이 턱없이 모자랐고, 여름 끝자락에 찾아온 태풍도 남부 일부 지방에만 비를 뿌려 중부 이북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따라서 이 정도의 저수량이라면 오는 6월까지가 한계다. K-water예측에 따르면 이들 댐은 6월 말 수위가 저수위보다 불과 3∼4m 높은 수준에 이른다. 저수위는 댐 물을 이용할 수 있는 최저 수위다. 또 저수량이 적은 소양강과 충주댐은 비가 계속 안 올 경우 6월 이후로는 15일 정도만 농업·공업·상수도 용수 공급이 가능해진다. 

지표수 부족에 따른 지하수 고갈 염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국가지하수관측망관리시스템에 따르면 강원 춘천시 신동면 관측소의 지하수 수위는 지난 12일 205.1m에서 26일 204.9m로 낮아졌다. 양양군 손양면 관측소는 지난해 12월 0.3m에서 현재는 -0.1m다. 바짝 마른 상태란 뜻이다. K-water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지하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 지하수 수위는 지표수와 연동이 되지만 통상 2∼3개월 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수위는 6월 이후 정도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물조차 말라버린 이들 지역 주민들은 비상 급수로 연명한 지 오래다. K-water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춘천시, 화천군, 전북 정읍시, 경남 거제시 등에 총 152회, 1401㎥의 물을 급수차로 날랐다. 춘천시 등 32개 시·군에 30만3466병의 병 물도 함께 지원했다.

당분간 큰 비가 내릴 것 같지 않아 걱정은 커지는 분위기다. 기상청의 장기예보에 따르면 2∼4월 사이 평년보다 많은 비가 내릴 확률은 25∼30%에 불과했다. 강원 산간 등에 최근 내린 눈도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1m 정도 쌓인 눈이라도 물로 변하면 10㎜도 안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나마 올해는 적설량도 평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대해 K-water는 “댐 연계운영 등으로 올해 홍수기 전까지 안정적인 용수공급을 위한 저수량 확보에 최선을 다하면서, 올해 봄가뭄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민의 적극적인 물 절약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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