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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탁서 전술까지… ‘슈틸리케 용병술’ 차원이 달랐다

입력 : 2015-01-27 20:03:39 수정 : 2015-01-27 20: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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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선발’ 이정협 고비마다 ‘펑’
조별리그 1·2차전 선발 7명 달라
수비수 출신 답게 수비 강화 적중, 남태희·구자철·차두리 기용 절묘
‘선수 발탁에서부터 기용, 교체, 전술까지….’

한국이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것은 울리 슈틸리케(사진) 감독의 ‘매직’이 바탕이 됐다. 브라질월드컵에서 홍명보 감독이 단 1승도 건지지 못하고 주저앉은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이라크를 격파한 대표팀은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은 대표팀 선발부터 비롯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진에 빠진 박주영(알 샤밥) 대신 무명의 이정협(상주 상무)을 선택했다. 무모하다는 비판이 잇따랐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며 “어떤 선수든지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이정협은 조별리그 3차전과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믿음에 보답했다.

조별리그 과정에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에이스 손흥민도 감기몸살로 제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철저히 내실을 추구했다.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오만과의 1차전 선발 명단에서 7명이나 바꿨다. 전환점은 호주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호주를 1-0으로 꺾으며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자 선수단 분위기도 올라갔다. 무실점 경기 또한 준결승까지 이어갔다.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실학 축구’는 축구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포백 수비라인이 안정을 찾은 데다 골키퍼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의 선방에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는 확신이 생긴 것이다.

선수 시절 수비수로 활약했던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 강화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그는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직후 “공격하는 팀은 승리하지만 수비를 잘 하는 팀은 우승을 차지한다”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7일 공식 논평에서 “한국 승리의 원동력은 5경기 연속으로 무실점을 기록할 정도의 강력한 수비에 있다”며 “한국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적재적소의 선수 기용도 승리를 불러왔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시안컵 개막 전까지 대표팀의 5차례 평가전에 모두 출전한 ‘슈틸리케의 황태자’ 남태희(레퀴야) 대신 구자철(마인츠05)을 내세웠다. 구자철은 이날 강슛으로 조영철(카타르SC)의 결승골을 도왔다. 슈틸리케 감독은 2차전에 몸이 달아 있던 남태희를 내보내며 결승골을 따왔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때 대표팀 명단에서 빠졌던 차두리(FC서울)도 절묘하게 활용했다. 8강 우즈베크전에서 교체투입된 후 70여m를 폭풍처럼 돌파해 손흥민의 골을 만들어낸 차두리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파벌 축구’ 대신 진짜 실력자에게 기회를 주는 슈틸리케 감독의 용병술은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27일 호주와 UAE의 준결승을 직접 지켜본 뒤 우승을 향한 마지막 준비에 들어갔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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