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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때 동업자가 원수로…'할매순대국' 원조 전쟁

입력 : 2015-01-27 22:08:00 수정 : 2015-01-28 17: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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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강·손큰, 수년째 상표 분쟁
모델 전원주, 사기 혐의 피소
‘순댓국 전쟁’이 벌어졌다.

전국적으로 350여개의 체인점을 거느린 인기 순댓국 업체 2곳이 ‘손큰 할매순대국’ 이름을 둘러싸고 수년째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한때 동업관계였던 이들은 사이가 틀어지면서 서로 ‘진짜’라고 주장하며 상대를 겨눈 칼을 거두지 않고 있다. 두 업체와 각각 모델 계약을 한 배우 전원주(76)씨는 소송에 휘말리며 고래싸움에 끼어든 형국이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보강엔터프라이즈가 220여개, 손큰(구 보광식품)이 130여개의 순댓국 체인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모두 ‘할매순대국’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하지만 간판을 자세히 살펴보면 미묘한 차이가 난다. 보강엔터프라이즈의 체인점은 ‘손큰 원조 할매순대국’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다. 손큰은 ‘전원주의 손큰 할매순대국’ 간판을 내걸고 있다. 일부 보강엔터프라이즈 체인점은 손큰으로부터 식자재를 납품받고 있어 사실상 맛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2012년 2월 동업한 두 업체는 보광식품 대표였던 임모씨가 사망한 그해 7월부터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해 2014년 2월 원수가 됐다. 당시 작성된 동업계약서에는 보광식품이 원재료 생산 및 물류 공급을 맡았고 권모(53)씨(보강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가맹사업을 담당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동업을 시작할 당시 권씨가 35%의 지분을 갖고 임씨 부부가 25%를 가졌다. 나머지 지분은 다른 투자자들이 나눠가졌다. 서류상 대표는 임씨였고, 임씨가 세상을 떠난 후에는 딸(26)이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수년째 상표 분쟁을 벌이고 있는 보강(왼쪽 사진)과 손큰의 ‘할매순대국’ 간판 모습.
권씨 측은 “손큰에서 원재료 가격을 올렸고 일부 제품에서 문제가 생겨 가맹점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졌다”며 “손큰에서 2013년 12월분부터 수익금을 배당하지 않아 우리가 2014년 1월 동업 관계 제명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씨 측은 “동업관계인 권씨 측이 세금 한 푼 내지 않아 수익을 배분하는 대신 정산한 것”이라며 “먼저 동업을 깬 쪽은 권씨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손큰 할매순대국’을 둘러싼 상표 분쟁이 벌어졌고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은 손큰 측의 손을 들어줬다. 권씨는 이에 불복하고 항소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할매순대국의 모델이었던 전씨도 소송에 말려들었다. 권씨는 이중계약을 체결하는 등 자신을 기망했다며 전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앞서 권씨 측은 지난해 6월 전씨를 배임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전씨를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리했다. 이에 권씨 측은 지난해 5월 전씨와 통화한 녹취록을 새로운 증거로 제시하며 전씨를 26일 다시 경찰에 고소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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