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올 상반기 철거 예산 확보 노력…민간개발도 모색"
1980년대 충북 제천시 영천동 일원에 지어진 코레일 충북본부의 철도관사. 시설 노후화로 빈집이 된 일부 관사가 곳곳이 무너진 채 도심 속 흉물로 방치돼 있다. |
주민들은 도시 미관 저해와 우범지대 전락을 우려하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31일 코레일 충북본부에 따르면 1980년대 제천시 영천동 일원 1천296㎡ 부지에 단독주택 형태의 철도관사 40개동이 건립됐다.
당시 고급주택이었던 이 관사는 제천역 활성화와 맞물려 철도 직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와 아파트 건립 등으로 주거환경이 바뀌고 시설이 노후화되자 그 인기가 시들해져 현재는 28개 동만 겨우 사용되고 있다.
이마저도 임시 거처로 사용되고 있을 뿐 언제 빈집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입주자를 잃은 나머지 관사는 관리가 전혀 안돼 곳곳이 무너지고 여름이면 잡초만이 무성해 폐허를 방불케 하고 있다.
또 밤이면 추위를 피해 들어온 노숙자가 피운 불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데다 비행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등 탈선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한 주민은 "흉물로 변한 지 오래인 철도관사가 주거지역 바로 옆에 있어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인근에 어린이집과 초등학교도 있는데 안 좋은 사고라도 날까봐 불안해서 못살겠다"고 호소했다.
최근 1∼2년 새 민원이 빗발치자 제천시는 정부의 주거취약지역 개선사업 공모를 통해 시설 정비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시설 소유권이 코레일에 있다보니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천시의 한 관계자는 "인근 지역 환경 정비 사업에 철도관사를 포함해 국비 보조를 요청하고 있으나 제삼자 입장이다 보니 관계 부처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충북본부의 한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중앙에 철거 예산을 요청했지만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 매번 후순위로 밀렸다"며 "올 상반기 중 예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민자유치를 통한 개발에 나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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