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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反긴축 열풍… 유럽 확산 조짐

입력 : 2015-02-01 20:50:47 수정 : 2015-02-02 00: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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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이어 ‘긴축 추진’ 獨에 반기 “변화의 바람이 유럽 전역에 불기 시작했다.”

스페인의 급진좌파정당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의 지도자 파블로 이글레시아스(36)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수도 마드리드에서 열린 대규모 긴축정책 반대 집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유럽에서 최근 일주일간 일어난 일을 보면 그가 이런 자신감을 가질 법도 하다. 25일 열린 그리스 총선에서는 반긴축 구호를 앞세운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거의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집권에 성공했다. 이날 마드리드 집회는 출범 1년의 신생정당 포데모스가 주최한 첫 번째 장외집회임에도 경찰 추산 10만명, 주최 측 추산 30만명의 인파가 운집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위대는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똑딱, 똑딱, 변화를 위한 시간이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도심을 누볐다.

포데모스 역시 시리자처럼 긴축 반대 구호를 내건 정당이다. 2011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구호의 스페인판 버전인 ‘분노하라’ 시위를 이끌었던 이들이 지난해 1월 포데모스를 창당했다. 이들은 “이제 베를린을 점령할 차례”라고 말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각국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긴축이라는 처방전을 제시한 독일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글레시아스 대표는 이날 집회에서 “진지하게 꿈꾸는 자만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며 “그리스는 여러 정부가 수년간 한 것보다 많은 일을 단 6일 만에 해냈다”고 강조했다.

포데모스는 긴축·부패에 대한 비타협적 태도, 민간병원 국영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을 내세워 지지세를 불렸다. 창당 4개월 만에 참여한 작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8% 득표율로 5석을 확보하면서 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8%의 지지율로 여당인 국민당(19%)을 크게 따돌렸다.

시리자에 이은 포데모스의 돌풍은 5월 영국, 하반기 포르투갈·스페인, 내년 아일랜드 등 선거를 줄줄이 앞둔 유럽 각국으로 번져나갈 기세다. BBC는 “유럽이 좌파 축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시리자의 집권은 포데모스, 신페인당(아일랜드) 등 유럽 각국의 강경 좌파 정당에 희망을 주고 있다. 이는 기존 사회민주주의 정당에도 도전이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반긴축 돌풍은 특히 이탈리아, 프랑스 등 막대한 국가부채에 시달리는 나라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그리스 시리자 정권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와 야니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이번 주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각각 방문해 구제금융 재협상 방침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계획이다. 재정적자 축소 문제로 독일과 각을 세운 국가들을 먼저 우군으로 확보한 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을 만나겠다는 계산이다.

그리스 신정부는 출범 첫 주부터 이른바 구제 ‘트로이카’인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바루파키스 재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의장 면전에서 트로이카 대표단을 “구조적으로 썩은 조직”이라고 비난하기까지 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다음 날 “ECB와 IMF에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며 “채무 이행에서 일방적으로 행동할 의도는 없다”고 채권단 달래기에 나섰다. 이는 독일의 강경한 태도를 의식한 전략적 후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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