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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차부터 레슨비까지 ‘백화점식 뇌물’

입력 : 2015-02-01 20:35:39 수정 : 2015-02-02 0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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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한전 납품비리 15명 기소 한국전력공사와 자회사 임직원들이 전기통신장비 납품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줄줄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천만원짜리 외제차와 고급 차량용 오디오, 외제 자전거 등 이들이 받은 뇌물의 형태는 다양했다. 더욱이 납품업체 대표는 현직 경찰 간부에게 뇌물을 건네며 경쟁업체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장영섭)는 1일 한전 및 자회사 임직원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IT업체 K사 대표 김모(56)씨와 강승철(55) 전 한전 상임감사 등 10명을 구속기소하고 한전KDN 팀장 신모(46)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전과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임직원 10명에게 3억5690만원어치의 금품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를 받고 있다. K사는 한전 KDN을 통해 한전에 상황실용 고해상도 모니터와 통신네트워크 스위치 등 각종 전기통신장비를 납품하는 회사다.

검찰조사 결과 김씨는 친인척 등 60명을 허위직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빼돌리는 등 수법으로 회사 돈 38억8000여만원을 횡령해 로비자금을 마련했다. 로비대상에는 한전 전력IT사업 총괄 담당자인 김모(60·구속기소) 전 전력IT추진처장 등 한전 최고위층부터 사업발주 실무를 맡은 자회사 팀장급 직원까지 망라됐다. 특히 납품 과정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강 전 감사도 금품을 챙겨 비리 감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물의 형태는 ‘백화점식’이라 부를 만큼 다양했다. 이명박정부 인수위원회 출신인 강 전 감사는 제네시스 렌터카, 김 전 처장은 독일산 뉴비틀 승용차를 받았다. 한수원 본부장 김모(59·〃)씨는 아들 골프 레슨비를 대납시켰다. 한전KDN 팀장 고모(54·〃)씨는 현금 2000만원과 360만원짜리 독일제 자전거를 받았다. 로비에는 시가 990만원의 고급 차량용 오디오와 중고 모닝 승용차도 동원됐다.

김씨에게 돈을 받은 임직원들은 입찰정보를 미리 알려주거나 K사에 평가점수를 몰아주는 등 납품 편의를 봐줬다. K사는 2006년 설립된 신생업체였지만 전방위 로비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3건 412억원 규모의 한전 납품사업을 따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에서 두 차례 파견근무한 경력이 있는 강모(45·〃) 경정에게도 그의 부인이 K사 직원인 것처럼 급여를 주는 수법으로 3800만원의 뇌물을 건넸다. 강 경정은 K사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거나 경쟁업체의 비위를 수사하는 대가로 뒷돈을 챙겼다.

조성호 기자 com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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