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실리 챙긴 IS… 이번 인질극의 승자”

입력 : 2015-02-01 18:43:25 수정 : 2015-02-02 00:53: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CSM “요르단, 곤혹스런 처지”
日인질 계기 자국민 석방 협상
정부 불신·반전 여론 들끓어
검은 복면의 괴한이 왼손에 흉기를 든 채 고토로 추정되는 오렌지색 죄수복 차림의 남성을 무릎 꿇리고 카메라를 향해 참수를 예고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일본인 인질 사태가 1일 일단락됐다. IS가 지난달 20일 인질 고토 겐지(後藤健二·47)와 유카와 하루나(湯川遙菜·42)의 몸값을 공개 요구한 지 13일 만이다. 약 2주간에 걸친 IS 인질 사태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일본인 인질 사태의 승자는 IS다. IS는 두 인질 석방 조건으로 처음에는 2억달러(약 2190억원)를 요구했다가 요르단에 수감 중인 여성 테러범 사지다 알리샤위(44)의 석방을 내걸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하린 감비르는 “알리샤위는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들로부터 ‘지하드(성전)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라며 “알리샤위 석방을 요구하면서 IS는 일시에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 적통이자 조직원을 끝까지 챙기는 주요 단체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IS는 상당한 실리도 챙겼다. 국제사회 관심이 인질극에 집중되면서 IS의 시리아 북부 코바니 패퇴 사실은 묻히게 됐고 일사불란했던 대IS 국제연합전선도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CSM도 요르단이 이번 사태로 곤혹스런 처지로 몰렸다고 분석했다. 요르단 정부는 IS가 석방을 요구한 알리샤위를 지난해 12월 시리아에서 포로로 잡힌 자국 공군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흐(26·중위)와 맞바꾸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IS는 “맞교환 대상이 아니다”며 거부했다.

조종사 가족 등 요르단 국민은 알카사스베흐가 붙잡혔을 때 아무런 언급이 없다가 일본인 인질을 계기로 석방 협상에 나선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상태다. 수도 암만 등에서는 반전시위가 최근 며칠 동안 계속되고 있다. 이에 요르단 정부는 조종사 구출을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민심 달래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요르단 측은 이라크 내 부족 지도자들을 통해 IS 측과 막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도 패자일 수밖에 없다. 아베 정부가 대미 공조를 위해 대IS 공습 작전을 지원했다가 애먼 일본인들만 희생시켰다는 비판 여론이 고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