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버버리 트렌치코트 이야기'

시시각각 변하는 패션계에도 영원한 '클래식(classic)'은 있다.

1950~60년대 오드리 헵번이 영화에서 착용하고 나온 아이템들은 2015년이 된 지금까지도 많은 여성들의 '로망'이 되고 있으며, 장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명품은 세대를 이어올수록 진정한 가치를 발한다.

우리가 흔히 '바바리'라고 부르는, 트렌치 코트 또한 그러하다.

트렌치코트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단연 영국의 버버리(BURBERRY)사다. 1856년 버버리를 설립한 토마스 버버리는 당시 농부나 목동들이 즐겨 입었던 '스목 프록'이라는 옷감에 관심을 가졌고 이를 발전시켜 '개버딘'이란 소재를 개발해냈다.


그리고 개버딘 천을 이용해 만든 레인코트 '버버리 타이로켄'(1912년 특허)은 단추 없이 벨트로 여미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트렌치코트의 모태가 됐다.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대표하는 디자인들은 제1차 세계대전 영국군의 복장에서 비롯됐다. 트렌치(trenchs)란 영어로 '참호(塹壕)'를 뜻하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은 참호로 북해부터 스위스 국경까지 이어지는 긴 방어 라인을 만들어 독일군을 저지했다. 1차 세계대전을 '트렌치 전쟁'으로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트렌치코트는 이 참호 안에서 영국군 장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용도로 발전됐다. 손목, 허리, 목 부분에 벨트를 부착해 외부물질이 스며들지 않도록 했고, 팔의 움직임을 자유롭게 하는 래글런 소매와 사격 때 반동을 줄이기 위한 스톰 플랩(storm flap, 어깨 위에 덮는 천)을 채택했다. 이밖에 견장(Epaulette), 스톰 실드(Storm shield, 등 윗부분을 덮은 천),  벨트(Belt)와 D-링(D-ring), 백(Back, 등 주름) 등은 오늘날까지도 트렌치 코트의 중요한 디자인으로 꼽힌다.

트렌치코트는 가을여인, 중후한 신사, 혹은 형사나 기자를 상징하는 아이템으로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다양하게 활용돼왔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에서 오드리 헵번과 조지 페파드, '카사블랑카'(1942)에서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 등이 입었던 '커플 트렌치 코트'는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영화 '쎄시봉'(감독 김현석, 2015)

국내에서 버버리 트렌치코트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고소영, 전도연, 김남주, 윤은혜 등 여배우들의 '공항패션'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데 이어,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쎄시봉'에서 김희애가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그가 착용한 트렌치코트는 버버리의 헤리티지 트렌치 중 하나인 '샌드링엄(Sandringham, 슬림 핏)'으로 알려졌다. 여성용 헤리티지 라인에는 샌드링엄 외에도 켄징턴(Kensington, 모던 핏), 그리고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클래식 핏)가 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착용한 아이템마다 '완판'을 기록해온 트렌드세터답게 김희애는 이번 영화에서 미디엄 길이의 웨이브 헤어스타일에 버버리 트렌치코트를 매치해 우아한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버버리(BURBERRY)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