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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명과 재산을 구하는 스프링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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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2-26 21:22:20 수정 : 2015-02-26 21: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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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에 한국에 왔으니 한국생활을 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도착 직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고를 경험했다. 예년보다 많은 기업에서 대형 화재사고가 발생했고, 폭설로 체육관이 붕괴되는 사고, 수학여행 중 학생이 승선한 선박의 침몰사고 등 대형 사고가 잇따랐다. 올 들어 벌써 의정부에서 도시형생활주택 화재사고로 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연이은 재난사고 때문에 한국을 ‘재난 공화국’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대형 화재사고에는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우선 건축에 쓰인 외장재가 가연성 소재로 돼있다는 것이다. 불이 붙기 쉽고 연소 확대가 쉽다는 걸 의미한다. 의정부 주택은 외장재로 스티로폼을, 군포 창고화재사고는 우레탄폼을 사용했다. 또 하나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스프링클러는 화재 발생 초기에 이를 감지하고 진화하는 자동소화설비로 설령 100% 진화하지는 못하더라도 피해 정도를 소규모로 한정시킬 수 있는 장치이다. 불에 잘 타는 건축자재에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은 화재사고에 무방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빈센트 디오지오 삼성화재 전무
의정부 화재사고 뒤에도 많은 매체가 이 부분을 지적했다. 드라이비트 공법의 스티로폼 단열재를 사용한 데다 10층 이하 건물이라 스프링클러 설치도 의무화돼 있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게 당시 여론이었다. 국민안전처는 발 빠르게 6층 이상의 모든 건물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축자재에 대한 규제와 스프링클러 설치에 관한 사항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법규정을 개정해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사고로부터 지켜내야 한다.

스프링클러는 열에만 반응하는 열 감지 센서를 가지고 있다. 열에만 반응하고 불에서 가장 가까운 것만 작동하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장치이다. 한 데이터에 따르면 약 25%의 사고가 한 개의 스프링클러로, 50%의 사고가 3개 이하, 75%의 사고가 9개 이하의 스프링클러로 진압됐다고 한다. 스프링클러가 불을 완전히 끄지 못하더라도 소방대가 도착할 때까지 화재확산을 방지하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유무 효과는 큰 차이가 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면 재산과 생명을 구할 수 있다. 100년 이상 스프링클러는 빌딩 화재를 제어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신뢰할 만한 수단임이 증명됐다. FM글로벌의 통계에 의하면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사업장의 손실은 평균 60만달러로 그렇지 않은 사업장의 340만달러에 비해 5∼6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인명손실도 획기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미국방화협회(NFPA)에 의하면 스프링클러가 설치되고 제대로 작동하면 폭발이나 플래시화재를 제외하고 2명 이상 사망한 사례가 없다고 한다.

스프링클러는 화재로부터 재산과 인명을 보호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과거에 지어진 건축물은 가연성이 높은 자재로 지어졌고, 건물 내부에 비치된 가재나 비품도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해 화재 하중도 많이 높아졌다. 화재 발생 위험이 커졌고, 발생하면 연소 속도가 빨라졌다. 우리를 지켜 줄 가장 안전한 수단은 스프링클러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빈센트 디오지오 삼성화재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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