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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의 눈을 통해서 본 구한말 격동의 한반도

입력 : 2015-02-27 19:45:34 수정 : 2015-05-18 19: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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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지음/푸른역사/1만5000원
만해, 그날들/박재현 지음/푸른역사/1만5000원


‘님의 침묵’의 시인이자 3·1 운동 당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었던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생애를 다룬다.

박재현 동명대 교수가 쓴 신간 ‘만해, 그날들’은 만해가 1904년 백담사 산문을 나와 한양으로 떠나던 순간부터 1944년 6월 숨을 거둘 때까지의 시간을 다룬다. 책에서는 독립운동가이자 승려였던 만해를 통상적인 연대기로 기술하지 않았다. 상당히 다른 각도에서 만해를 풀이한다. 만해가 부르짖은 개혁과 아울러 종교와 인간 본래의 모습을 규명하고자 했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만해는 섣부른 개화론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만해는 인간 본연에 주목했다. 인간의 본성과 마음에 대한 문제를 망각하고 이념에 편승한 섣부른 독립의식을 경계했다. 그는 불교라는 외피와 형식을 묵수(墨守)하는 것도 마땅치 않아 했다. 그의 주안점은 늘 행위주체의 자발성에 있었다. 그의 독립론은 나라의 독립 이전에 사람의 독립, 마음의 독립이었다.

특히 구한말 한반도 격동기의 주요 사건을 만해의 눈을 통해 풀이한다. 저자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로 이어지는 정치·사회적 격동기의 지층들을 압축적으로 그려낸다. 러일전쟁과 청일전쟁 당시 조선의 내부사정, 한·일병합 전후의 속사정,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사건, 사찰령, 만해 피격사건, 동학운동, 취처논쟁, 3·1운동 전후의 사정 등이 만해의 눈을 통해 박진감 있게 묘사된다.

만해는 선사다. 무를 넘나드는 선사의 아득한 내면은 종잡기 어렵다. 저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간화선 분야의 대표적인 학자다. 이미 출판된 ‘깨달음의 신화’와 ‘한국 근대불교의 타자들’을 통해 피력된 박 교수의 학술적 전문성이 이 책에 녹아 있다. 박 교수를 통해 만해의 속내와 그의 날들이 복원된다.

김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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