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중용된 朴대통령 ‘믿을맨’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18일 청와대에서 이병기 국가정보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이 원장은 27일 청와대 비서실장에 발탁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 실장은 박 대통령의 원로 자문 그룹 중 한 명이다. 2007년 대선 당시부터 박 대통령에게 결단의 순단에 정무적 조언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너서클’ 멤버로 꼽혔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초대 주일대사와 국가정보원장의 요직을 거쳐 27일 청와대 비서실 수장으로까지 중용되며 승승장구한 배경이다. 2004년 박 대통령이 ‘차떼기당’ 오명을 쓴 한나라당 대표를 맡아 17대 총선을 치를 당시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냈던 것도 그였다. 외무고시를 거친 직업 외교관 출신이나 정치권에 오래 몸담아 정무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5년 민정당 총재보좌역으로 정치에 뛰어든 이 실장은 노태우정부 때 청와대 의전수석비서관을 거쳐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위원, 외교부 본부대사를 지내며 경력을 쌓았다. 김영삼정부 시절인 1995년 국정원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 부장(현 국정원장) 제2특보로 자리를 옮긴 후 1996∼1998년 국가안전기획부 제2차장을 지내 국정원 개혁 작업을 진행했다. 안기부 2차장 재직 당시인 1997년 고(故) 황장엽씨 망명 사건이 발생하자, 한국망명을 위한 막후작전을 총괄했다. 대야·대북·외교까지 두루 겸비하는 경험과 경륜을 쌓게 됐다. 안기부를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일본 게이오대에서 객원 교수를 지냈다. ‘일본통’으로 알려져 주일대사로 가는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2004년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으며 정치적 조언을 했고 2005년 5월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고문으로 취임하며 여의도에 공식 컴백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아 정치 현안에 대해 조언했다. 2012년 대선 기간에도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연 고문으로 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의지하는 핵심 측근 중 한 명이었던 셈이다.
남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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