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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악만으론 안돼… 무작정 도전한 춤·연기 큰 도움”

입력 : 2015-03-03 21:14:17 수정 : 2015-03-03 21: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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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사람] 뮤지컬계 주목 받는 배우 이충주 “저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이제 여러분의 머리 속에 제 이름을 각인시켜야죠. 올해가 중요한 해가 될 겁니다.”

배우 이충주는 최근 뮤지컬계에서 급속히 주목받는 젊은 배우다. 2009년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이후 2013년 대형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남자 주인공인 빌리 역을 꿰찼다. 지난해에는 ‘더 데빌’, ‘셜록 홈즈:앤더슨가의 비밀’에서도 주역으로 활약했다. 모두 어렵기로 소문난 작품들이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정상급 탭댄스실력이 필수적이고, 록뮤지컬인 ‘더 데빌’은 폭발적인 가창력이 중요한 작품이다. ‘셜록 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은 선과 악을 넘나드는 1인2역 연기를 소화해야 한다. 2009년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이래 4년 만에 대극장무대 주연자리까지 올라온 만큼 빠른 성장이긴 하다. 하지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이충주는 “어느 한 작품도 쉽게 풀리는 게 없었다”며 “저에겐 모든 도전이 매번 산이었다”고 밝혔다.

이충주는 원래 성악 전공자다. 성악 전공자들은 클래식한 발성을 살릴 수 있는 뮤지컬에 도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노래 한 가지에만 매달리는 대신 연기와 춤을 모두 갈고닦을 수 있는 작품을 택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아직 배우로서 자리 잡지 못했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배우 이충주. 패기를 느낄 수 있는 젊은 연기자다.
“뮤지컬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 때 배운 성악 실력을 살리는 작품을 주로 하자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게 마음같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춤도, 연기도 부족했지만 무작정 도전했죠. 그렇게 해서 배운 모든 것이 이제는 제 재산이고, 다양성이 제 장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그가 이번에 또 한 번 도전에 나선다. 오는 10일부터 서울 대학로 쁘티첼씨어터에서 공연되는 ‘마마 돈크라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괴짜 천재 물리학자가 드라큘라 백작을 만나면서 파멸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독특한 분위기의 창작뮤지컬로 여기서 이충주는 드라큘라 백작 역할을 맡아 송용진, 김호영, 서경수 등과 호흡을 맞춘다. 이충주는 “이야기 자체는 가벼워보이지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작품”이라면서 “B급 정서를 기반으로 관객에게 여러 고민을 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성격의 작품이라 처음부터 새롭게 모든 것을 해나가야 한다.

“이 작품도 처음에는 힘들었어요. 작품의 B급 정서가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인물을 연구하고 고민을 거듭하다 보니 어느새 저도 녹아들어가더라고요. 이제는 스스로를 믿고 즐기면서 뱀파이어 역할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으로도 전혀 다른 캐릭터와 표현방식을 배워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고영빈, 송용진 등 베테랑 대선배들과 함께해서 더욱 피와 살이 되는 경험이다. 그는 “공연에서도 배우지만 연습에서 많이 배운다”며 “무턱대고 물어볼 수 있는 선배들이 있고, 좋은 모델들이 가까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처럼 무모해보이는 도전이라 해도 ‘일단 부딪쳐서 열심히’ 해보는 것이 그의 방식이다.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해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라도 해보는 것이다. “할 수 있는 건 성실하게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에서 비롯됐다.

“제가 욕심도 많고 걱정도 많아요. 조바심도 많고 쉬는 것도 잘 못하죠.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한 큰 부분 중 하나가 열등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연기와 노래를 잘하는 배우가 얼마나 많은데요. 여기서 어떻게 경쟁력을 키워야 하나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충주는 아직도 자신이 무명배우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자리 잡지 못한 신인이며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그는 “지금 뮤지컬을 그만두면 누가 저를 기억하겠냐”면서 “배우로서 자리를 잡았다는 표현을 언제쯤 제 입으로 하게 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올해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고히 해야겠다는 결심까지 섰다.

“과거에는 그저 작품을 해내는 것에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지난 ‘셜록 홈즈’ 공연 때부터 나만의 개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직은 나만의 것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는데 노하우는 없어요. 이제부터 열심히 찾아 나가야죠.”

큰 꿈이 있기에 이렇게 늘 스스로 채찍질을 하는 게 가능했다. “언젠가는 대극장 뮤지컬을 원톱으로 끌고 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희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충주라는 배우가 무엇으로 가장 빛나는지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

“더 큰 꿈이 있으니까 일단은 쉬지 않으려구요. 안주하지 않고 노래 연습에도 계속 매진하고 있습니다.”

젊은 패기로 정상을 향해 돌진하는 이충주. 언젠가는 그의 이름을 내세운 뮤지컬을 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글·사진 서필웅 기자 seoso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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