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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동백꽃 '붉은 노래' 듣고… 편백림 숲길에선 '녹색 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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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5 17:40:40 수정 : 2015-03-06 0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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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바다만 좋으리 … 걷기에도 좋은 통영
봄의 기운을 미리 느낄 수 있는 동백꽃. 봄을 알리는 또 다른 손님인 매화도 이제 막 기지개를 켜려 한다.
겨울 기운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도시 거리를 걸으면 몸을 움츠리게 된다. 하지만 통영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세계 최대 난류 중 하나인 구로시오해류가 인근 해역을 지나므로 이곳엔 봄이 유난히 빨리 온다. 늦겨울에서 초봄에 이르는 이 시기 통영 여행이 더욱 즐거운 이유다. 몸을 쫙 펴고 마음껏 산책할 수 있다.

미륵산 미래사 인근 편백나무 숲길은 통영을 대표하는 산책길이다. 미래사를 지나 ‘한려해상 바다백리길’이란 표지 방향을 따라 바다 쪽을 향해 오솔길을 걸으면 빼곡한 편백나무가 여행객을 반긴다. 편백나무는 산림욕을 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수종이다. 

통영의 산책 명소인 미륵산 편백나무숲길.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를 잔뜩 머금고 있는 편백나무 향취가 상쾌함으로 다가온다.
항균성 물질인 피톤치드 함유량이 많아서다. 피톤치드는 스트레스 해소와 면역기능 향상은 물론 소염, 진정 등의 효능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편백나무는 탈모와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이어서 일본에서는 욕조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 ‘히노키탕’이 바로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다. 편백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한려수도를 바라보고 서 있는 미륵불을 만나게 된다. 미래에 지상에 다시 나타나 중생을 제도한다는 미륵과 함께 남해바다를 바라보며 묵상에 잠겨보는 것도 좋다.

편백나무숲길을 따라 걸으면 만날 수 있는 미륵불.
미륵산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미래사의 전경.
편백나무 숲길이 위치한 미래사 인근을 떠나 미륵산을 내려오면 자연스럽게 산양일주도로로 이어진다. 이곳은 동백꽃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어 ‘동백로’라고도 불린다. 요즘이 아름다움의 절정이다. 동백의 비현실적인 붉은빛과 한려수도의 쪽빛이 어우러지는 풍광이 일품이다. 산양일주로는 전체 길이가 23㎞에 달해 드라이브 코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통영의 명소로 떠오른 동피랑벽화마을.
산책을 위해 미륵도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모자란다면 통영 시내 포인트들만 찾아도 충분하다. 최근 각광받는 곳은 통영항 주변 동피랑벽화마을이다. ‘피랑’이란 비탈의 통영 사투리로 ‘동피랑’이란 ‘동쪽에 있는 비탈’이라는 뜻이다. 동피랑마을은 이름대로 옛 서민들의 애환을 간직한 달동네다. 일제강점기 통영항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하나둘 찾아오면서 형성된 마을로 수십년이 지났지만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은 그대로다. 통영의 민간예술단체들이 구석구석에 색을 입혔다.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골목에 들어가도 화려하면서도 앙증맞은 그림들이 튀어나온다. 전국에 여러 벽화마을이 있지만 이곳처럼 시원스런 바다와 알록달록한 벽화가 조화를 이룬 곳은 거의 없다.

통영은 도시 한가운데에서도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경치 좋은 언덕이 많다. 남망산조각공원은 통영 시내에서 탁 트인 바다와 도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다. 통영항을 내려다보는 남망산의 1만6000㎡ 부지에 조성된 공원으로 국내 작가들을 비롯한 세계 10개국 유명 작가들 작품이 전시돼 있다. 2012년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추모비가 세워지기도 했다. 항구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아름다운 예술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통영에서 숙박하지만 먼 곳까지 나갈 시간이 없는 여행자들의 일출관광지로도 유명하다. 

한산도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순신공원의 장군 동상.
남망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통영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공원도 조성돼 있다. 한산대첩 현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만들어졌는데, 이곳 역시 남망산 못지않은 일출 명소로 입소문이 자자하다.

◆4월4∼5일 벚꽃축제


통영 여행 준비가 늦어 동백꽃이 피는 시기를 놓쳤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붉은 동백꽃이 피는 초봄이 지나고 본격적인 봄이 오면 통영 시내는 하얀 벚꽃으로 물든다. 이 기간 통영에서도 벚꽃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열린다. 내달 4∼5일 ‘봉숫골 꽃나들이 축제’가 개최된다. 축제는 통영 용화사 오르막 도로의 벚꽃거리를 중심으로 열리며 통영오광대 공연과 통제사 꽃나들이 행렬, 북청사자놀음, 불꽃놀이 등이 펼쳐진다. 축제기간 중 봄꽃압화 만들기, 민속놀이 한마당, 야생화 전시 행사 등 부대행사도 즐길 수 있다. 

통영=글·사진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여행정보(지역번호=055)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해 대전 비룡분기점에서 대전∼통영고속도로로 들어가 남진하면 된다. 국도를 이용하지 않고 고속도로만 이용하는 만큼 4시간이면 통영 바다를 마주할 수 있다. 미륵도에 가려면 통영나들목에서 빠져나와 통영대교를 건너면 된다. 숙소로는 베니키아 엔쵸비호텔(642-6000), 라베르호텔(646-8807), 비치캐슬호텔(644-2700), 거북선호텔(646-0710) 등 관광호텔이 여럿이다. 통영항 인근에서도 모텔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자동차가 있다면 연륙교를 통해 갈 수 있는 미륵도와 해간도 등지에 위치한 고즈넉한 펜션을 미리 예약해 두는 것도 좋다. 통영은 맛으로도 유명한 고장이다. 통영항 주변에는 충무김밥을 가장 먼저 만들어 판 것으로 알려진 뚱보할매김밥집(645-2619)과 통영의 명물 꿀빵으로 유명한 오미사꿀빵(646-3230) 등 맛집이 많다. 통영의 명물로 꼽히는 복요리는 분소식당(644-0495)과 수정식당(644-0396)이 지역민에게 각광받는 곳이다. 새집식당(645-5608)에서는 해물뚝배기와 통영식 물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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