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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주한 美대사 테러, 한·미동맹 해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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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5 21:37:37 수정 : 2015-03-06 00: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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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어서는 안 될 일이 터졌다. 주한 미국대사가 어제 서울 한복판에서 테러를 당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는 어제 세종문화회관에서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좌파 단체 우리마당 대표인 김기종씨로부터 테러 공격을 당했다. 리퍼트 대사는 테러범 김씨가 휘두른 25㎝ 길이의 칼에 얼굴에는 길이 11㎝, 깊이 3㎝의 깊은 자상을 입었으며, 왼팔에는 3㎝ 정도의 관통상을 입었다고 한다. 큰 부상이다. 리퍼트 대사는 특히 한국민을 이해하려 한 친한적인 인사다.

실로 충격적인 일이다. 주한 외교사절이 테러를 당한 것도 처음이지만 미국대사가 테러를 당했으니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에 대해 “불세례” 위협을 한 마당이니 특히 그렇다.

중동을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피습사건을 보고받고 즉시 “이번 사건은 주한 미대사에 대한 신체적 공격일 뿐만 아니라 한·미 동맹에 대한 공격”이라고 말했다.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도 했다. 청와대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대응에 들어갔다. 이번 사태를 “심각한 국가안보상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해외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세계 전역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미국이 받았을 충격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외신은 긴급 뉴스로 리퍼트 대사 테러 소식을 타전하고 있다.

위기의식을 갖고 차분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 테러 동기를 밝혀내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이번 공격은 단순 폭행이 아니다. 목숨을 노린 테러다. 현재로서는 동기를 단정짓기 힘들다. 김씨는 반미 시위를 상습적으로 주도해온 진보성향의 인물이다. 2006∼2007년에는 북한을 여섯 차례 다녀왔다고도 한다. 김씨는 테러 직후 “오늘 테러했다.… 전쟁훈련에 반대…”라고 외쳤다고 한다. 그의 말은 북한의 주장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배후를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는 5년 전에도 주한 일본대사에게 콘크리트 조각을 던져 구속된 전력이 있다.

검경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배후 여부를 명명백백히 가려야 한다. 그것이 국가안보 위기를 푸는 출발점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실사구시의 대응을 해야 한다.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사건이 발생하자 미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 국무부는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사건”이라며 “우리는 이 같은 폭력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주한 미대사관은 현지 치안당국과 협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 말로는 미국의 생각을 모두 읽기는 힘들다. 미국은 우리 검경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많은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테러 사건이 또 다른 한반도 위기로 발전하지 않게 하려면 정부는 면밀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한점 빈틈 없는 필요한 후속 조치에 나서야 한다. 테러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하고, 서울과 워싱턴 채널을 통해 상황을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한·미 동맹에 금이 가지 않도록 정부는 면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주한 외교사절의 신변안전보호에도 허점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비온 뒤 땅은 더 굳어지는 법이다. 이번 테러를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국가안보를 더 튼튼히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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