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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 피습 김기종, 검·경 수사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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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06 19:01:39 수정 : 2015-03-06 22: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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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정 등 北주장과 유사… 국보법 위반 적용 검토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씨가 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이송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부와 청와대, 새누리당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을 ‘종북세력이 저지른 사건’으로 규정해 배후를 철저히 파헤치기로 함에 따라 검경 수사도 김기종(55)씨에게 테러를 사주한 배후가 있는지 규명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간 종북 성향으로 분류돼 온 재야단체 인사 등을 타깃으로 하는 대규모 공안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울중앙지검이 6일 꾸린 특별수사팀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을 주로 다루는 공안1부가 주축이다. 향후 김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규명하는 것은 물론 김씨 배후에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종북세력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테러한 김기종씨가 5일 범행 현장인 서울 세종문화회관 강연장에서 붙잡한 뒤 경찰차로 끌려가고 있다.
공안1부와 함께 특별수사팀에 참여한 공공형사수사부는 재야단체와 학원가 수사가 전문이다. 첨단범죄수사부는 국내 종북 세력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각종 카페와 온라인 매체 등을 수사한 경험이 풍부하다. 강력부를 투입한 것은 김씨 배후에 흉기 등으로 무장한 범죄단체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검찰에 앞서 경찰도 김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의심하고 정황 수집에 착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1999년부터 2007년 사이 7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으며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자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려고 시도한 사실에 주목한다. 이날 오전 김씨 집에 대한 압수수색에서는 도서(17점), 단행본(26점), 유인물(23점) 등 219점을 확보했으며, 이 중 이적성이 짙은 책들이 발견되기도 했다. 또 김씨가 2011년 2월부터 주기적으로 ‘평화협정시민토론회’를 열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주장을 해온 것과 관련해 이 내용이 북한의 주장과 비슷하다는 점도 국보법 위반 적용 검토에 작용했다. 

경찰관들이 6일 마크 리퍼트 미국 대사를 공격한 김기종씨의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사무실 겸 자택을 압수수색한 뒤 자료가 담긴 박스를 들고 나오고 있다.
범행 당일 현장에 가져온 유인물에 담긴 내용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인물에는 ‘남북 대화를 가로막는 ‘전쟁훈련’을 중단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하라’고 적혀 있다. ‘전쟁훈련’은 매년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시작하는 한·미 키리졸브 연습과 독수리 훈련을 가리킨다. 지난 2일 김씨가 우리마당독도지킴이 관련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에서도 “설날 이산가족 상봉을 못한 이유는 전쟁훈련 때문”이라며 미국을 규탄했다. 같은 날 북한도 한·미 군사훈련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6일 5면에서 사진 3장과 함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소식을 보도했다. 이 중에는 미국 CNN 방송 화면을 캡처한 사진도 포함됐다. 노동신문은 이날 5일의 조선중앙통신 기사를 그대로 게재했고, 같은 면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비난하는 논평도 여러 건 실었다. 앞서 조선중앙TV도 5일 리퍼트 대사 피습 사건을 신속히 보도하며 관련 사진을 방송에 내보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보안수사팀과 합동으로 김씨의 행적과 이번 범행과의 관련성, 배후세력 존재 여부 등에 대해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체포될 때부터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경찰은 이번 사건에 공범이나 배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북한에 자주 드나들었다는 사실 등으로 경찰이 국보법 위반 혐의를 수사함에 따라 “배후에 북한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태훈·이우중·김승환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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