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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에 의해 조작돤 식민사관 누가 만들고 어떻게 역사왜곡 했나

입력 : 2015-03-28 02:09:48 수정 : 2015-03-28 02: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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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근대사 해악 끼친 日 지식인 4인의 궤적 추적
하지연 지음/지식산업사/1만8000원
식민사학과 한국 근대사/하지연 지음/지식산업사/1만8000원


“일제 때 조작된 식민사관은 아베 신조 정부의 핵심 이념인 보수우익의 역사관에 의해 지속성을 띠고 있지요. 이런 보수우익의 역사관을 감성적 민족적 관점으로 비판해서는 제대로 대처할 수가 없어요.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실증적으로 확실히 규명해야 합니다. 특히 국가 업무 담당자들이 논리적으로 제대로 꿰고 있어야 역사 왜곡의 행태를 반박할 수 있어요.”

‘식민사학과 한국근대사’를 펴낸 이화여대사학연구소 연구원 하지연(사진) 박사는 27일 기자와 전화로 만나 이렇게 강조했다. 하 박사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방해하는 잘못된 역사 인식의 성립 과정을 파헤치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 근대사에 해악을 끼쳤는지 지적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 박사는 책에서 일제 당시 식민사관을 만든 주요 언론인, 교수, 역사학자 등 4명의 궤적을 추적한다. 이들이 실제 한국 역사를 어떻게 왜곡했는지 밝히고 있다.

하 박사가 주목한 사람은 기쿠치 겐조(1870∼1953), 오다 쇼고(1871∼1953), 다보하시 기요시(1897∼1945), 니토베 이나조(1862∼1933) 등이다.

기쿠치 겐조는 일제 패망 때까지 52년간 활동한 언론인이자 재야 사학자였다. 을미사변에 직접 가담해 경복궁에 난입하기도 했다. 기쿠치 겐조는 명성황후를 ‘정신병에 걸린 이상한 조선 부인의 대표자’라고 하는 등 자극적인 언사를 일삼은 인물이다. 말이 재야 사학자이지 나돌아다니는 야사를 근거로 해 조선을 비하하는 용어와 논리를 개발한 사람이다. 흘러다니는 말이나 통속적인 표현은 전파력이 강했다. 당시 ‘민비’라고 불린 명성황후를 비롯해 조선의 지도층에 대한 좋지 않은 시각의 배경에는 기쿠치의 이런 논리가 있었다.

오다 쇼고는 도쿄제국대학 출신의 정통 역사학자다. 그는 조선총독부의 부름을 받아 한반도에 왔다. 경성제국대학(서울대 전신)에서 한국사 교수를 지내는 동안 조선을 멸시하고 망국론을 지어냈다. 그의 이론은 대부분 당시 조선인 학생들에게 전수됐다. 지금도 국내에 남아 있는 일부 강단사학의 원조라고 해도 무방하다. 실제 그는 1925년 조선사편수회 위원으로 위촉돼 고종 및 순종실록의 편찬에도 참여했다. 조선 역사에 열등감을 심어놓고,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합리화하는 작업에 참여한 대표적 일본 학자다.

그간 한·일 연구자들 사이에 그런대로 ‘양심적인 학자’로 평가돼 온 다보하시 기요시 역시 같은 인물로 소개된다. 하 박사는 “다보하시는 그저 실증주의적 연구 방법을 갖췄을 뿐 사료 선별과 해석에는 편협했다”고 평가하고 “식민사관의 핵심 주장인 ‘일본에 의한 조선의 근대화’는 그의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일제 당시 식민사관을 만든 주요 인물 중 한 명인 언론인 기쿠치 겐조는 을미사변에 직접 가담해 경복궁에 난입했으며 명성황후를 ‘정신병에 걸린 이상한 조선 부인의 대표자’라고 하는 등 자극적인 언사를 일삼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일본 근대사에서 대표적 교육자이자 사상가로 꼽히는 니토베 이나조 역시 조선에 대한 멸시를 합리화한 인물이다. 니토베는 조선에 대해 “풍토병이 없고 건강한 지역으로 일본인의 영주지로 충분하다”는 등 노골적인 침략 야욕을 드러냈다. 하 박사는 “이런 역사 인식은 오늘날 일본 역사교과서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금 일본 교육현장에 그대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식민사학이 대부분 극복됐다”면서 “(한·중·일 3국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고조선의 강역은 실증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일본과 달리 국내 대학들이 취업난으로 인해 역사학과가 통폐합되거나 폐지되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 박사는 “일본 역사학자들은 지금도 과거 자신의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식민사관을 그대로 학습하고 퍼뜨리고 있는 현실을 제대로 지적해 차분히 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 박사는 마포고교 교사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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