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계 드러낸 종교… '사랑과 희생' 성현의 가르침 회복해야

입력 : 2015-03-28 02:09:35 수정 : 2015-03-28 02:09:3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권오문 지음/생각하는백성/1만5000원
종교의 미래를 말한다- 종교계 현안 점검, 향후 종교의 갈길 집중 탐구/권오문 지음/생각하는백성/1만5000원


‘예수 믿고 천당가자’는 기독교인들의 외침에 일반인이 무감각하다면 과장인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신간 ‘종교의 미래를 말한다’의 저자 권오문씨는 종교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한다.

이 책은 중앙일간지 논설위원과 종교전문기자를 지낸 저자의 날카로운 문제 제기와 명쾌한 해설이 돋보이는 저서다. 저자에 따르면 2000여년 전 예수를 토대로 뿌리내린 서구 기독교 문명은 지금 심각한 상황에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네덜란드 가톨릭교회 1600곳 중 3분의 2가 지난 10년간 문을 닫았다고 보도했다. 고딕풍의 교회당은 수리비와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어 체육관이나 상가로 임대되었다. 식당이나 술집으로도 바뀌었다. 그나마 남은 교회도 목회자 생활비나 관리비를 마련할 수 없어 통폐합되고 있다.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서 백주 대낮에 벌어진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대한 총격사건이나 이슬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의 테러와 납치, 참수는 충격적이다. 종교가 극단으로 흐를 때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대형 교회의 성직 세습 문제나 불투명한 재정 관리, 일부 목회자들의 도덕성 문제는 심각하다. 자식에게 당회장 자리를 물려주는 일부 교회의 목회 세습이나 간부들 간의 재산 다툼으로 교회의 위신은 땅에 떨어지고 있다.

저자는 “종파나 교파가 다르다고 해서 적대감을 갖거나 잔인한 테러와 전쟁까지 벌이는 것은 종교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인간 자체의 한계를 종교가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종교의 한계는 곧 그 종교를 이끌어가는 인간의 한계이며, 이러한 종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종교인들이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라는 성인들의 가르침으로 돌아가야 한다”면서 “자기중심이 아니라 타자 중심의 종교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고 역설한다. 이어 “모든 종교는 자기가 제일이라는 것과 그 종교를 믿음으로써 구원을 받는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다”면서 “개신교의 경우 교회에 가거나 예수를 믿기만 하면 구원을 받는다고 말한다면 신앙은 그 자리에서 멈춰 버리고 만다”고 지적했다.

저자는 “만일 종교가 지금처럼 기득권을 고수하며 현실에 안주할 때는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종교운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마르틴 루터나 장 칼뱅이 종교개혁의 봉화를 높이 들었던 것처럼 신종교가 등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종교인들이 원수까지 사랑했던 성현의 정신을 회복함으로써 이웃 종교인들을 사랑으로 감싸안고 열린 마음을 갖지 않으면 평화세계 실현은 요원할 것”이라며 “지금 종교계는 일대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