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마을에 번진 구제역 ‘누렁이’의 운명은?

입력 : 2015-03-28 02:10:22 수정 : 2015-03-28 02:10:2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류근원 지음/이소영 그림/가문비어린이/8900원
외눈박이 슈퍼소 누렁이/류근원 지음/이소영 그림/가문비어린이/8900만원


‘즐거운 동화여행 시리즈’의 41번째 작품이다. 황소를 매개로 한 환이와 순님이의 첫사랑을 그렸다. 구제역 발생으로 가축을 잃은 농가의 아픔도 오롯이 담아냈다.

같은 마을에 사는 여자아이 순님이와 남자아이 환이는 초등학교 1학년 때까지 손을 잡고 다녔지만 2학년이 되면서 달라진다. 순님이가 얼음공주로 불릴 만큼 아이들에게 쌀쌀맞게 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도 환이는 순님이가 좋았다. 순님이의 마음에 들려고 고민을 거듭하던 환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며칠 전 TV에서 본 투우사 흉내를 내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키우던 소 ‘누렁이’를 데리고 나와 엉덩이를 때려보지만 누렁이는 커다란 눈만 꿈벅거릴 뿐이다. 누렁이가 화 나면 날뛸 거라고 생각하고 꼬리에 성냥불을 붙였다. 그런데 펄쩍펄쩍 뛰던 누렁이가 그만 뾰족한 가시에 눈을 찔리고 말았다. 환이 탓에 누렁이는 외눈박이가 됐지만, 식구들은 이 사실을 몰랐다. 외눈박이 누렁이는 구박을 받게 되지만 할아버지는 그래도 누렁이를 살뜰히 챙겼다.

누렁이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멧돼지들이 인삼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자 아버지는 걱정을 했다. 아버지는 누렁이를 팔고 대신 인삼밭을 지킬 사냥개를 데려오기로 결정했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환이는 누렁이에게 인삼을 먹이겠다며 인삼밭에 데리고 갔다. 거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마침 멧돼지들이 인삼밭을 엉망으로 만들기 시작하자, 누렁이가 멧돼지들을 쫓아낸 것이다. 환이가 누렁이의 얼굴을 꼬옥 끌어안을 때 아버지와 어머니가 달려왔다. 현장을 본 아버지는 누렁이를 팔려는 생각을 거두게 됐다.

누렁이와 함께 살게 된 기쁨도 잠시였다. 마을에 구제역이 발생해 모든 소들이 죽고 만다. 누렁이도 순님이네 황순이도 죽었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퇴치됐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제 송아지를 키우지 않았다. 환이와 순님이는 학교 갔다가 오는 길에 송아지 두 마리가 트럭에서 내려오는 것을 봤다. 아버지가 할아버지를 위해 송아지 두 마리를 산 것이다. 송아지는 죽은 누렁이를 닮았다. 동화에는 아이들의 순진한 마음과 식구 같은 가축을 생명처럼 여기는 농민들의 따뜻한 마음이 잘 표현돼 있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