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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 北, 가로등서 책읽고 수술 중단 다반사

입력 : 2015-03-28 13:55:29 수정 : 2015-03-28 13: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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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심각한 전력난으로 학생들이 거리의 가로등 밑에서 책을 읽고 병원 수술이 중단되는 일이 다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어거스트 보그 북한 주재 스웨덴대사관 2등 서기관은 스웨덴 국영방송과의 질의응답에서 “전기사정이 좋지 않아 밤이면 가정집의 전기가 끊겨 어린 학생들이 평양 시내 가로등 밑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종종 봤다”고 말했다.

그는 “숙소에는 전기가 공급되지만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스피커를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전압이 낮아 오븐을 200도까지 올리는데 2시간, 전기 주전자로 물을 끓이는데 1시간이나 걸린다”고 설명했다.

보그 서기관은 “아파트는 수돗물도 잘 나오지 않아 대사관 사무실에 가야 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을 돕고 두 나라의 문화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려 해도 북한 당국의 관료주의적 제약이 걸림돌이 됐다”며 “북한 주민을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어도 손님이 외무성으로부터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할 정도로 접촉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북한인 친구 1명 사귀지 못하고 퇴근 후 맥주 한 잔하며 이야기 나눌 시간조차 만들기 힘들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평양 외곽지역으로 나가보면 북한 주민들은 다른 나라에서는 차량이나 버스, 기차로 가야 할 거리를 걸어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평양을 제외한 곳은 극도로 가난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립대학에서 의과대학 예과 과정을 밟고 있는 조사이아 차도 이날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소개했다.

차씨는 지난해 9월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를 떠올리며 “김일성종합대학 평양의학대학 병원의 시설이 굉장히 열악하고 원시적인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깨끗하지 않았고 작동되지 않는 의료기구들이 많았으며 전기도 자주 나갔다”며 “화장실은 재래식이었고 전등도 켜지지 않았으며 수돗물이나 비누도 없었다. 화장지도 없어 일을 본 뒤 욕조에 담겨 있는 물로 씻고 나와야 했다”고 전했다.

차씨는 “북한에서 마취제 없이 수술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실제로 그 모습을 목격했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했다”며 “수술 도중 전기가 나가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수술을 재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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