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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주 아니라 합창’하겠다는 시진핑의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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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03-29 21:00:01 수정 : 2015-03-29 21: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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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그제 보아오포럼에서 보여준 것은 주요 2개국(G2)으로서 힘과 위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아시아의 운명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중국이 새로운 질서를 만들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더 이상 숨어 때를 기다리는 도광양회(韜光養晦)가 아니다. 드러내놓고 힘을 행사하는 대국굴기(大國?起)로의 전환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국굴기 행보는 경제와 외교·안보 두 축을 중심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제에서 주요 수단은 ‘일대일로’(一帶一路)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다. 둘 다 시 주석이 2년 전부터 정상회담과 대학강연 등을 통해 제안하고 설득했다. 국제사회의 경제질서를 만들고 주도하기 위한 것이다.

AIIB는 영국에 이어 한국과 호주가 가입을 발표하고 러시아가 보아오포럼 기간에 가입의사를 밝혔다. 한때 미국의 반대로 주춤했지만 이제 눈덩이 굴러가듯 외연이 커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중국은 브릭스(BRICS) 개발은행, 실크로드 기금 등 금융기구도 주도적으로 추진, 미국이 구축한 질서에 맞서고 있다. 일대일로는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대륙과 주변 해역을 아우르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다. 이미 60여개 국가와 국제단체가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명했다는 게 중국 정부 발표다. 시 주석은 보아오포럼에서 “일대일로는 독주곡이 아니라 합창곡”이라고 했다. 강한 자신감이 엿보인다.

중국의 적극적 경제 행보는 안보·외교의 새질서 구축과 맞물려 있다. 중국은 지난 20여 년간 연평균 국방비를 10% 이상 늘리며 첨단 전투기와 항모, 전략핵잠수함 등으로 무장하고 있다. 미국의 아시아회귀 전략에 맞대응하는 의미가 강하다. 게다가 지난 1월 처음으로 국가안보에 관한 공식 지침인 ‘국가안전(안보) 전략요강’을 제정했다. 핵심적이고 중대한 국가 이익 수호에 나선다는 국가적 지향점을 공식 문서화한 것이다.

중국이 G2로서 국가적 지향점을 내세우는 것을 뭐라 할 순 없다. 하지만 패권지향적이어서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두고 중국 당국자들이 보인 태도는 일방적이고 고압적이었다. 북한핵문제 해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중국의 이런 태도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AIIB의 향후 논의 과정도 독주하는 대신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독주 대신 합창’이라는 시 주석의 다짐은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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