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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지나도록 조부 유해 못 모신 게 恨”

입력 : 2015-03-30 21:07:58 수정 : 2015-03-30 21: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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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특별전 찾은 외손녀 황은주씨·증손자 안도용씨
안중근 의사 외손녀 황은주(오른쪽 두 번째), 증손자 안도용(〃 세 번째)씨가 30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 개막식에서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여섯 번째) 등 참석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할아버지는 ‘나중에 조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셨어요. 그런데 (돌아가신 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해를 못 모셔왔다는 게 굉장히 안타까워요.”

황은주(87)씨는 ‘할아버지’와 관련된 전시물을 둘러보다 이렇게 말했다. 황씨가 육친의 정과 진심 어린 존경을 담아 할아버지라 부른 이는 안중근 의사다. 황씨는 안 의사의 외손녀다. 30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울림, 안중근을 만나다’ 개막식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씨는 “일제가 극비리에 유해를 묻는 바람에 아직도 찾지를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안 의사가 투옥 중이던 중국 뤼순 감옥에서 순국한 것은 1910년 3월26일. 그간 유해 발굴이 시도됐지만 실패했고,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 가묘(假墓)를 만들어 둔 상태다.

황씨는 고령 탓인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안 의사를 추억하고 기렸다. 특히 나라 걱정이 가득한 유묵(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의 글귀를 하나하나 되새기며 “이게 할아버지의 정신이다. 이런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을 저격한 것보다 앞날의 동양평화를 의롭게 주장하고 지켜가신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께 개막식에 참석한 안 의사의 증손자 안도용(52)씨도 “제가 태어나기 훨씬 이전에 돌아가신 분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기억은 없지만, 자라면서 그 분의 혼과 정신에 대해서는 많이 전해 들었다”며 “국민들이 (안 의사) 생전의 정신을 사랑하고 존중해 주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특별전은 31일부터 6월7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하얼빈 의거를 다룬 당시의 신문, 지인들과 주고받은 전보, 안 의사가 저술한 저서, 유묵 등을 만날 수 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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