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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요구에 日王, 과거사 첫 사과

입력 : 2015-03-30 19:05:21 수정 : 2015-03-31 14: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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全 前대통령 訪日 교섭 결과…정부, 30년 전 외교문서 공개 1984년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해방 후 첫 식민지배 과오 사과 발언은 처음부터 자발적 의사가 아닌 한·일 외교 당국의 교섭 결과임이 드러났다.

외교부가 30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1984년 초 전두환 당시 대통령이 우리나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을 국빈 방문하는 ‘무궁화 계획’을 수립했다. 이 계획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전년(1983년) 우리나라를 방문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일본 총리의 방한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추진됐다. 

외교부가 30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1984년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광복 후 첫 식민 과오 사과 발언은 처음부터 자발적 의사가 아닌 한·일 외교당국의 교섭 결과임이 드러났다. 사진은 히로히토 일왕이 1984년 9월6일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국빈 방일한 당시 전두환 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금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서 양국 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만찬사를 읽는 모습.  연합뉴스
당시 외무부(현 외교부)는 ‘무궁화 기본 계획 대일 교섭 지침’ 문건을 통해 핵심 의제와 관련, “천황(天皇·일왕)의 과거사 반성은 (전 대통령) 방일의 대전제이며 또한 한·일관계의 미래상 정립의 전제이므로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과거사와 관련한 국민 감정을 감안, 최대한 강한 어조로 반성을 확보해야 방일 자체에 대한 국민의 납득을 구할 수 있다”고 교섭 방침을 정했다.

또 우리 정부는 일왕의 발언 수위에 대해 1965년 2월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기본 조약에 가서명 후 시나 에쓰사부로(椎名悅三郞) 당시 일본 외무상이 발표한 수준 이상을 요구했다.

일본 측은 한국 측과의 교섭에서 “(한국민의) 대일 감정 순화 수단으로써 천황의 자연스러운 소감 피력은 일본으로서도 필요한 것으로 본다”며 “단 언급 내용과 방법은 일본 국민 감정과 천황의 품위를 지키는 선에서 자의적으로 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한·일 간 이런 협의를 거쳐 히로히토 일왕은 1984년 9월6일 전 대통령 환영 만찬에서 “금세기의 한 시기에 있어서 양국 간에 불행한 과거가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유감이며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당시 정부와 각 매체는 일왕의 발언에 대해 ‘일제 과오 첫 공식 사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방일 성과로 강조했다.

김청중·염유섭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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