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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밀월기간은 끝났고 진화는 없었다

입력 : 2015-04-01 16:43:15 수정 : 2015-04-01 16: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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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출범한 슈틸리케호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준비의 반환점을 돌았다.

출범 4개월만에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을 일구며 팬들의 거대한 지지를 등에 업은 슈틸리케호다.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는 차두리(FC서울)의 은퇴식이 열리며 감동을 자아냈다.

그러나 냉정하게 경기력만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 6개월간 진화는 없었다 =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발언이나 경기를 통해 보여준 방향성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공격 2선과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원톱, 빠른 공격 전개와 전방 압박, 양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이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1-1 무승부), 뉴질랜드(1-0 승)와의 평가전 2경기만 놓고 보면 대표팀의 경기력은 이 같은 방향으로 전혀 진화하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전 이정협(상주 상무)의 이른 부상에 따른 교체, 김진수(호펜하임)의 합류 불발과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온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레버쿠젠)의 체력 고갈 문제 등 악재는 있었다.

그러나 홈에서 맞은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떨어지는 팀이었다. 특히 뉴질랜드전 승리가 심판의 과도한 홈 어드밴티지 적용에 따른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김대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아시안컵이라는 메이저 대회를 거쳤으나 대표팀의 전술적인 색깔이 진화하지 못했다"라면서 "6개월이 긴 시간은 아니지만 슈틸리케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와 지금의 경기력에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 계속된 실험과 이재성의 발견 = 다만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2연전에서도 새 선수 실험을 계속했고 성과도 있었다는 점은 희망적이다.

이미 K리그에서 검증된 이재성(전북 현대)은 A대표팀 데뷔전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더니 뉴질랜드전에서는 막판 슈틸리케 감독의 체면을 살리는 결승골을 꽂았다.

'원톱 기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라는 미련, 혹은 거대한 물음표를 제거했다는 점도 성과라면 성과다.

분데스리가에 몸담고 있으나 꾸준히 경기에 나서지 못한 그는 뉴질랜드전에서 후반전 이정협(상주 상무)과 교체될 때까지 전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전과 뉴질랜드전 모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손흥민과 한국영(카타르SC) 2명에 불과할 정도로 변화의 폭이 컸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평가전 2경기를 모두 실험의 장으로 활용하는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라면서 "월드컵 예선을 앞둔 선수 선발전같은 느낌이 강했다"고 분석했다.

◇ 눈앞 다가온 WC예선…과제는 산적 = 이제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이 불과 2개월 뒤면 시작된다. 그 사이에 평가전은 없다.

이정협 말고는 최전방에 세울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기성용과 손흥민이 이번과 같은 컨디션 저하를 또 겪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슈틸리케호 출범 초기 '황태자'로 불린 남태희(레퀴야)는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차두리가 비우고 간 오른쪽 측면 수비는 커다란 공백이다.

전문가들은 슈틸리케 감독이 남은 2개월여 동안 K리그에서 이재성처럼 대표팀에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더 발굴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슈틸리케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

신 교수는 "지동원이 보여줬듯이 지금 잘 풀리는 해외파 선수 가운데 일부도 소속팀 경기에 잘 못 나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는데다 대표팀은 세대교체도 완전히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현장을 부지런히 누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해설위원도 "조광래 전 감독이 무너진 이유중 하나가 해외파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이라면서 "월드컵 본선 무대에 가서도 성적을 내는 팀을 만들려면 K리거 발굴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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